보육원·요양원·경로당에 음식 나눔, 전남도 '숨은 의인' 표창
[휴먼n스토리] '따뜻한 한 끼'로 이웃사랑 18년 실천…이영심 씨
따뜻한 밥 한 끼를 누군가는 사무치게 그리워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18년 동안 이어진 나눔이 시작됐다.

이영심(58) 씨는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분식을 팔던 2002년 어느 날 기억 한 편에 자리한 전남 장성의 보육원을 떠올렸다.

떡볶이와 튀김을 기다리며 왁자지껄 떠드는 여느 아이들처럼 단 하루만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게 해주자는 다짐이 고향 장성으로 이씨를 이끌었다.

새벽부터 준비한 음식을 싸 들고 한 달에 한 번씩 보육원을 찾은 이씨의 발걸음은 이듬해부터 요양원으로 이어졌다.

외롭게 생일날을 맞는 어르신이 없도록 달마다 합동 잔칫상을 차렸다.

매달 20명 남짓한 어르신이 이씨가 마련한 잔칫상에 둘러앉았다.

이씨의 온정은 2012년부터 매해 초면 20여개 마을 경로당에도 깃들었다.

장성군 서삼면을 거점 삼아 크고 작은 지역 행사가 열릴 때면 이씨가 손수 만든 음식이 빠지는 날이 드물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눔을 실천한 의로운 사람이라며 장성군은 이씨를 널리 알렸다.

31일 전남도는 이씨를 올해의 숨은 의인으로 선정해 표창을 수여했다.

이씨는 "있는 음식을 나눠 먹은 일이 뭐 그렇게 대단하냐"며 "해온 것보다 큰 칭찬을 받은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