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 "어머니 완치 소식이 다른 확진자들에게 힘 됐으면"
코로나19 최고령 완치자 "아들을 만나니 말할 수 없게 좋구나"

"이제 가족과는 마지막이구나 생각했는데 다시 아들을 만나니 말할 수 없게 좋구나.

"
경북 청도군 자택에서 격리 중인 황영주(97) 할머니의 아들 홍효원(73)씨는 어머니의 퇴원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황 할머니는 1924년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된 사람 가운데 국내 최고령이다.

이전에는 경북 경산에 사는 A(93) 할머니가 최고령자였다.

위장장애가 약간 있을 뿐 정정했던 황 할머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12일.
평소 이용하던 주간보호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와 시설이 폐쇄됐다가 소독·방역 후 다시 열자 이용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이 나왔지만 증상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 고위험군에 속해 바로 포항의료원으로 옮겨졌다.

황 할머니는 구급차 안에서 "'아들, 가족과는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해 몸보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아들에게 전했다.

둘째 아들로 어머니와 함께 사는 홍씨는 밀접 접촉자로 격리되면서 포항의료원에도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어머니 근황이 궁금해 포항의료원에 매일 전화를 했지만 잘 연결되지 않았다.

연결되더라도 어머니와 직접 통화는 불가능했고, 바쁜 의료진은 "치료를 잘 받고 있다"는 한두 마디만 전했다.

홍씨는 어머니 얼굴이라도 보게 병실 안에 스마트폰이라도 반입하게 해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황 할머니는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입원했지만, 병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치료를 받는 데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13일 동안 치료 끝에 2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25일 집으로 돌아왔다.

퇴원한 다음 날 집에서 한 첫 식사는 확진 전과 차이 없다고 한다.

오후에도 평소처럼 식사하고 위장장애 관련 약을 먹고 잠이 들 정도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할머니는 확진 판정 전 친자식 못지않게 자신을 돌봐주던 주간보호센터 식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을 고대한다고 아들은 전했다.

코로나19를 이겨냈지만, 가족과 오래 떨어져 생활한 탓인지 가끔 우울증 증세를 보일 때가 있다며 가족들은 걱정한다.

홍씨는 "100살을 바라보는 어머니가 완치된 이야기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하는 환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최고령 완치자 "아들을 만나니 말할 수 없게 좋구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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