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 2만5천명인데 가정학습 자료 시간표 조회 6천468건
교사들 "진로 결정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1학기 다 보낼 수도"
부산 학원 휴원율도 유독 높아…일각에선 "부산 학생만 손해"
"수업은 듣고 있는 건지…" 부산 고3 온라인 수업 참여 저조
"수업을 듣고 있는지, 과제물을 제대로 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산 모 고교 3학년 수학 교사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 초·중·고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된 가운데 수학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3 수업 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개학 연기 기간에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부산지역 고교생들의 참여 정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육청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가정학습코너( http://pen.go.kr)에서는 매주 수, 목 2차례 정도 '고교 가정학습 예시 자료'를 올린다.

이 자료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과목별 진도와 함께 영상수업과 학습지를 첨부 파일 형태로 게재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진도표에 따라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조회 수로 볼 때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올린 3월 2주차 '고교 가정학습 예시 자료 시간표'(고등학교) 조회 수는 25일 현재 2천144건에 불과하다.

3월 3주 차도 2천639건에 그쳤다.

지난 19일 올린 3월 4주 차는 6천468건으로 대폭 상승했지만, 부산지역 고교 3학년 재학생 수만 2만5천여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 수업이 사실상 외면 받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업은 듣고 있는 건지…" 부산 고3 온라인 수업 참여 저조
부산교육청이 유튜브에 올린 '대입지원관과 함께하는 대입공감 똑똑, 톡'도 조회 수가 통상 1천건 안팎에 그친다.

부산 S고 한국사 담당 교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학습방을 만들어 과제를 내주고 관리하고 있지만 실제 학습이 이뤄지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신학기 개학도 못 하고 휴업하는 바람에 학생들 얼굴은 물론 개인 성향도 몰라 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3학년 개학 후 1∼3개월 사이 사실상 학생 진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개학이 더 연기되면 진로 결정도 못 하고 우왕좌왕하다 1학기를 다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학원들의 휴원율이 부산보다 턱없이 낮아 부산지역 학생들이 손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교육부가 밝힌 지난 20일 기준 전국 학원 휴원율(전국 평균 39.0%)을 보면 부산지역 휴원율은 72.1%로 전국 17개 교육청 중 대구(89.8%) 다음으로 높다.

이는 서울(26.8%), 경기(30.6%)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 차단을 위해 학원 휴원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부산지역 고3 학생만 상대적으로 손해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