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끊기고 외식 꺼리는 탓…쌀 재고만 늘어난다
'집콕'에 집밥 쌀 소비 늘었으나 식당 소비는 뚝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쌀 소비에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외식을 꺼리는 가운데 가정용 쌀 소비는 늘었으나, 대량 소비처인 학교 급식과 식당에서의 쌀 소비는 급락하고 있는 것.
22일 김제 공덕농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식당 납품 쌀의 양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3분의 1가량 줄었다.

쌀값 16억∼20억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 농협 관계자는 "전북 도내 다른 지역농협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감소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주로 일반 가정에서 구매하는 이마트의 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2월 기준) 대비 20.8% 늘어나, 대조를 이룬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비축을 위해 쌀을 사거나 '집밥'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가정용 쌀 소비는 늘었지만, 외식이 줄면서 식당용 쌀 소비는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한 지역농협 양곡팀 관계자는 "식습관 변화로 쌀의 주요 소비처가 가정에서 식당으로 바뀐 지 오래인데 코로나19가 그런 현상을 바꾸고 있다"며 "감염될까 무서워 외식을 꺼리다 보니 쌀 소비가 줄어 농협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쌀은 농협과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전국 250여개의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농민들로부터 쌀을 수매해 도정 과정을 거친 뒤 대형마트나 음식점 등으로 납품된다.

판로는 쌀 수매 전에 계약을 통해 정해지기 때문에 식당 납품용 쌀을 가정 소비용으로 팔리는 대형마트 등으로 바꿀 수도 없다.

농협 관계자들은 현재 납품되는 쌀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수매된 것으로 재고가 쌓인다고 해서 곧바로 농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쌀의 과잉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하고, 그럴 경우 올해 쌀 수매량이나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개 수매가격은 수매 시점의 쌀값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새로운 판매처에 쌀을 팔려면 쌀 가격을 크게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이런 방법은 출혈 경쟁을 불러 궁극적으로 농가들을 서로 죽이는 꼴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지역농협 관계자도 "쌀가격을 낮추는 것 외에는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쌀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예측해 쌀 수급과 소비에 대한 일관성 있는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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