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후보 맞냐 " 시민단체까지 비판…송 "말실수" 사과
"평화·인권 밥 먹여주냐" 송재호 민주당 제주 후보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제주시갑 선거구 예비후보가 지역방송사 TV토론회에서 말한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주냐"는 발언이 논란이다.

송 후보는 19일 JIBS 제주방송 TV 토론회에서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정의당 고병수 예비후보가 "(난개발을) 주도한 게 국제자유도시 정책이다.

환경을 지키고 평화의 섬, 인권의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해 반문하며 "평화, 인권이 밥 먹여주냐고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제주4·3특별법을 제정하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 폭력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제주를 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확산했다.

민주당 후보인 송 후보 자신도 과거 제주에서 곶자왈을 지키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제주4·3추념식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강조한 문재인 정권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0일 논평을 내고 "인간은 밥만으로 살지 않는다"라며 "송재호 예비후보는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예비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참여연대는 "송 예비후보는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주느냐'는 질문으로 유권자들을 경악하게 했다"며 "평화 없는 번영이 무슨 소용인가 고민 없는 사람이 어떻게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나설 수 있는지 참담할 뿐"이라며 비판했다.

고병수 후보도 이날 논평을 내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3 70주년 추념식에서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라며 평화와 인권을 강조했는데, 송재호 후보의 발언은 대통령의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여당 후보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지역구 박희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와 인권을 조롱하는 발언, 이러한 인권 의식을 가진 자가 총선에 나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사고 인식을 가진 후보를 전략공천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는 물론 당사자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의 말실수로 본의 아니게 도민 여러분에게 불편함을 끼쳤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송 후보는 "환경 그리고 평화·인권을 어떻게 경제와 연결할 것인가를 물으려 했다"며 "하지만 '어떻게'를 빠트린 채 '평화와 인권이 밥 먹여주냐고 묻는 겁니다'라고 말해버렸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송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고 후보의 말을 빌려 되물으면서 말실수를 했다"며 "제주의 미래 비전은 도민의 경제적 삶과도 연계돼야 하기에 그 전략과 방법을 듣고자 했던 것인데, 토론회라는 공간에서 조급한 마음에 말실수했다.

앞뒤 문맥을 헤아려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