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생일선물로 준 용돈도 기부한 91세 '천사'
91세 할머니가 자녀들로부터 생일 선물로 받은 용돈 50만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18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이달 16일 부평구 주민인 고인순(91·여)씨는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50만원과 마스크 11장을 전달했다.

고씨는 "자식들이 쓰라고 준 용돈과 마스크인데 나는 별로 쓸 일이 없다"며 "알아서 좋은 일에 써 달라"고 말한 뒤 센터를 떠났다.

고씨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센터 직원들은 그를 바로 알아봤다.

그는 수년째 직접 만든 된장과 간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면서 '기부천사'로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고씨가 이번에 기부한 50만원은 최근 그의 자녀 4남매가 생일선물로 준 것이다.

마스크도 고씨의 딸이 챙겨준 선물이었다.

고씨는 "정부에서 노인들에게 25만원씩 주는 게 정말 고마워 작지만 마음을 조금 전한 것일 뿐"이라며 "마스크를 봉투에 담아 줘야 하는데 그냥 줘서 미안하다" 말했다.

류영기 부평1동장은 "할머니는 이번 성금 외에도 된장과 간장을 대구에 보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음식이라는 특성이 있어 실제 기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며 "할머니의 소중한 뜻을 꼭 필요한 분들께 잘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녀가 생일선물로 준 용돈도 기부한 91세 '천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