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애플·훠궈 식당 손님들로 장사진
경제 불안감에 지갑 안 열며 상당수 상점은 휴점 유지

中 민간 소비 기지개…코로나19 경계심은 여전히 높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민간소비가 기지개를 켜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충칭 등 대도시의 인기 식당과 상점들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상하이 주요 쇼핑가에 있는 애플 매장들에는 이번 주 수백명의 고객이 찾았으며, 지난 8일 베이징에서 3개 매장의 문을 연 이케아는 고객들이 몰려들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자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케아는 하나의 엘리베이터에 최대 4명까지만 탑승토록 하고 있다.

중국 중부의 충칭시에서 인기 음식인 훠궈(火鍋·중국식 샤부샤부) 식당들의 경우 대기 시간이 6~8시간에 달할 정도로 고객들이 붐비고 있다.

상하이에서 대학을 다니는 천자이(21)는 지난 수주간 집에만 머물다 커피와 케이크를 사러 나왔다면서 "도심에 꾀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데, 지난달 말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버블티와 과자 가게 앞에는 긴 줄도 늘어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크게 질린 중국인들이 좀처럼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어 아직도 상당수 상점은 손님이 없거나 휴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상하이의 고급 쇼핑몰인 징안자리중심(靜安嘉里中心)은 직원들이 열심히 재개장 준비를 하고 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며, 베이징의 쇼핑몰인 진디광창(金地廣場)은 전날 점심에 10개 식당 중 3곳만 영업을 했다.

많은 중국인들이 업무 재개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경제둔화로 인한 실직이나 임금 삭감을 우려해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드 컴퍼니의 데릭 덩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할인권이나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유명한 훠궈 체인인 하이디라오는 식사 손님들에게 수프와 과자를 선물로 나눠주고 있다.

지방 정부들은 고위 관리들이 식당과 상점 등을 먼저 방문해 일반인들의 불안감을 줄여 주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 정부는 주민들에게 음식과 책 등을 살 수 있는 쿠폰을 나눠주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민간소비에 대해서는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과 코로나19의 위축된 소비 심리가 새로운 일상(뉴 노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베인 앤드 컴퍼니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소비는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비슷할 것이라며 음식과 화장품, 의류 등의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신속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하며 온라인 쇼핑과 배달이 민간 소비의 주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베이징의 영화 제작자인 엠마 왕은 자신의 반려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외출하지만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은 "지금 당장 쇼핑몰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전자상거래 업체에 연락하며 언제든지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中 민간 소비 기지개…코로나19 경계심은 여전히 높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