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국가발 입국자 2주간 격리…단순 여행 자제권고 등도 필요"
코로나19 국내 확산 둔화 속 변수로 떠오른 '유럽발' 해외유입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가운데 '유럽발' 해외유입이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에서 유입되기 시작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하다 소강 국면에 접어든 듯한 모양새지만 이제는 다시 유럽으로부터의 유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해외 유입은 피할 수 없는 만큼 검역에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중 코로나19로 확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1명, 14일 3명 등 이틀간 공항 검역 과정에서 유럽에서 들어온 한국인 4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전날 유럽에서 입국한 1천391명 중 76명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상황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진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밖에서 보고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중국을 넘어섰다.

방지환 중앙감염병센터장(서울의대 교수)은 "우리는 이제 해외 유입 사례가 문제가 될 시점이 됐다"며 "전 세계가 팬데믹인데 우리만 환자가 없을 도리가 없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종식보다는 코로나19 환자 수를 방역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병상 등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환자 수를 유지하도록 확산 속도를 제어해야 한다"며 "특히 예기치 못한 '아웃브레이크'(outbreak·발병)가 없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둔화 속 변수로 떠오른 '유럽발' 해외유입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입국자들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감염 초기 증상이 없는데도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 코로나19 특성상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외국처럼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14일간 자가격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전파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입국절차에서 자가진단 앱을 활용한다고 하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발열이나 기침이 아닌 설사,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일반인 스스로 코로나19를 의심하기 어렵고 신고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국 검역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국가로 떠나는 내국인의 단순 여행 등도 자제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국 금지 같은 방법으로는 감염자를 모두 막기 어렵다"며 "입국자 관리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유행이 증폭된 위험지역으로 나가는 출국자도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엄 교수는 "이들이 현지에서 감염돼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출국 전 유의사항 교육이라든지 단순 여행은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