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ㆍ사람간 거리유지' 남도 상춘객, 제주 강태공 늘어
"실내만 있으면 스트레스…가벼운 야외활동 정신건강에 도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째를 맞은 가운데 두문불출하던 시민들이 조금씩 휴식과 레저, 운동 등 야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집이나 백화점, 영화관과 같은 밀폐된 도심 공간을 벗어나 탁 트인 바다와 산, 계곡 등으로 활동폭을 조심스럽게 넓혀가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세가 일단 한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자 그간의 갑갑함을 털어내고 기분을 전환하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에만 있으니 갑갑해"…모처럼만에 나서는 조심스런 야외발길
지난 주말 매화가 흐드러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엔 포근한 날씨 속에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2주 전만 해도 둔치 주차장이 휑하니 비어 있었는데 이날은 3분의 2 넘게 차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은 가급적 다른 일행과 거리를 두고 매화마을 등산로를 따라 차분히 산책하는 모습이었다.

인근 식당과 상점 주인들도 예년 봄보다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의 승용차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보며 안도해 했다.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는 제주도에는 요즘 손맛을 느끼려는 낚시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배 낚시객은 1만9천915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만595명)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달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39.3%(39만1천133명) 감소한 것과는 상반되는 수치다.

특히 감성돔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진 추자도는 지난주부터 하루 평균 160여명의 낚시객이 찾고 있다.

지난달 하순 낚시객은 일일 평균 20여명에 불과했다.

"집에만 있으니 갑갑해"…모처럼만에 나서는 조심스런 야외발길
군산~부안을 잇는 세계 최장 새만금방조제(33㎞)를 찾은 지난 14일. 군산 비응도에서 신시도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와 신시도에서 선유도를 잇는 왕복 2차로는 비교적 많은 차량으로 붐볐다.

선유도 내 100여대를 수용하는 관광객용 주차장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꽉꽉 들어찼다.

전주에서 온 양모(61) 씨는 "코로나에 걸릴까 봐 한 달여 간 아파트와 집 부근 공원만을 오가다 보니 너무 답답하고 근질거려서 아내와 시원한 바닷바람도 쐴 겸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김승곤 정신건강의학과장은 "확진자가 늘면 타인에 대한 의심과 경계심이 커진다"며 "대면 접촉과 외출을 자제하다 보면 답답함과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더 지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이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산책과 운동 등 야외에서 가벼운 신체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의식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장아름, 백나용, 임청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