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확산하면서 해외 비즈니스의 발이 묶인 부산 제조업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장에 엔지니어를 파견하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거나 수출입 교역에 차질을 호소하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부산상공회의소는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와 관련해 부산의 4대 교역국 중 미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 베트남과 교역하거나 현지 사업장을 둔 지역 제조기업 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피해가 나타났다고 16일 발표했다.

중국과 베트남에 제조공장을 둔 부산 자동차부품업체 A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내려진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공장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공장 설비를 초기 세팅하고 설치하는 등 유지 보수작업을 해야 하지만, 한국인 기술자를 보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선박용 설비 장치를 수출하는 조선기자재 업체 B사는 중국 조선소와 납품 계약을 맺었지만 제품 설치와 감리, 시운전 등 업무를 담당할 엔지니어를 보내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 C사는 중국으로 엔지니어를 보내지 못해 중국 조선소에서 작업해야 하는 수리 선박을 최근 전남 광양항으로 옮겨와 작업해 손실이 불가피하다.

부산 제조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화상회의나 전화, e메일 등 보조 수단을 활용해 거래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하면 해외 영업 전반에 큰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부산 지역 수출 기업들의 해외 영업은 거의 중단된 상태로 수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기업 활동은 예외적인 조치가 이뤄지도록 정부에서 신속히 대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