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약국 주차장서 검사 계획…인근 검사장 안내 사이트 이르면 15일밤 개시
월마트CEO "어제 백악관이 협조요청"…느린 검사 비판 여론 확산 속 전격 도입
시큰둥하던 트럼프, 확진자 속출하자 한국식 드라이브스루에 SOS(종합)
한국의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도입을 발표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공개 언급한 지 일주일만이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데도 한국만큼 빨리 검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데 대한 미국 내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서둘러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보건 당국이 지정한 주요 장소들에서 드라이브 스루 테스트를 하기 위해 약국 및 소매점과 논의해왔다"며 "목표는 차를 몰고 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글이 웹사이트 개발을 지원하는 데 대해 감사하다.

아주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며 인근의 편리한 장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구글이 1천7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상당한 진전을 봤다며 "우리의 중요한 목표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영향을 받은 모든 미국인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큰둥하던 트럼프, 확진자 속출하자 한국식 드라이브스루에 SOS(종합)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단상에 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의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월마트와 타깃 같은 대형 마트와 미국의 약국 체인 CVS의 주차장에 설치된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찾기 전에 먼저 구글이 개발한 웹사이트를 찾아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는지 등에 대한 문진을 하고 나면 검사가 필요한 이들을 상대로 가까운 진료소가 안내된다.

검사 일정도 웹사이트에서 잡을 수 있으며 검사를 마치고 나서 결과 분석을 24∼36시간 이내에 해내겠다는 게 미국의 계획이다.

펜스 부통령은 일요일인 15일 저녁이면 해당 웹사이트가 언제부터 가동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벅스 조정관은 아예 드라이브 스루 검사 과정을 정리한 도표를 들고 나와 일일이 손으로 짚어가며 설명하기도 했다.

AP통신은 당국자들을 인용, 이 웹사이트가 15일 저녁부터 가동될 수 있을 것이며 결과 확인도 웹사이트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현행 검사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는 지난 10일 이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을 보면서 우리의 현재 검사법이 미국 대중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검사 방식에 대한 전체적 점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9일 증시 폭락으로 '검은 월요일'을 겪은 뒤 당국에 좀 더 적극적 검사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이어 반등하는 듯 했던 증시가 11일 대국민연설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검은 목요일'에 내몰린 상황에서 13일 드라이브 스루 검사 계획이 발표된 셈이다.

회견에 동석한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위한 월마트 주차장 제공 요청 전화를 전날 백악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그만큼 급박하게 준비가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일주일 전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한국은 환자가 많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는 한 곳에서 전체적인 걸 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현재 2천명에 육박하고 한국 등과는 달리 미국의 검사 속도가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이 줄을 잇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1일 밤 대국민연설을 통해 유럽발 미국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던졌는데도 여론 및 시장 진정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대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주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부터 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시작됐다.

감염자가 집중돼 집중 억제지역이 설정된 뉴 로셸 지역에서 처음 실시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