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사가 총기 1정 출고 신청 후 2정 몰래 꺼내…경찰 입회 없이 무기고서 총기 출납
훔친 40대 엽사 "자유롭게 사냥하려고 훔쳐"…절도 혐의로 입건

수렵용 총기를 보관·관리하는 경찰이 파출소에서 엽총을 1정 도둑맞고도 석 달가량 까마득하게 모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파출소서 수렵용 총기 도둑맞고도 석 달가량 모른 경찰
1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엽사 A씨는 충북 영동군의 한 파출소에서 맡겨 놓은 자신의 베레타A400 엽총에 대한 출고 신청을 했다.

A씨는 이후 파출소 건물 밖에 있는 컨테이너 무기고로 가서 자신의 엽총을 출고하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를 계기로 엽총 1정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경찰은 20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부랴부랴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로부터 보름가량 지난 지난 10일에야 A씨의 엽총을 훔친 또 다른 엽사 B(40)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엽총 2정을 소유한 B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영동 파출소에서 자신의 총기 1정에 대한 출고 신청을 했다.

B씨는 1정의 총기에 대한 출고를 신청한 뒤 무기고에서는 자신의 엽총 2정을 모두 꺼내 갔다.

수렵 기간 시작일이었던 이날 파출소에는 30∼40명의 엽사가 몰려 총기 출고를 해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출소에는 경찰관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무기고에는 영동군 계약직 직원 1명이 총기 출납 업무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동군 계약직 직원은 B씨가 출고 신청한 총기 수량과 고유 번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렵을 마친 B씨는 출고 신청했던 엽총 1정을 반납했고, 몰래 가지고 나온 나머지 1개 총기는 자신이 계속 보관했다.

이로써 경찰은 엽총 1정이 최초 도둑맞은 지 3개월 가량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출소서 수렵용 총기 도둑맞고도 석 달가량 모른 경찰
B씨는 수렵 기한 마감일 다가오자 자신의 거주지 관할 경찰에 총기 2정을 모두 반납해야 했다.

지난달 16일 영동 파출소에 간 B씨는 그간 몰래 가지고 있던 엽총에 대한 출고 신청을 한 뒤 무기고에서는 A씨의 엽총을 들고나왔다.

이날 수렵을 마친 후에야 B씨는 이전부터 몰래 가지고 있었던 자신의 엽총은 파출소에 반납했다.

이로써 B씨 소유의 엽총 2정은 모두 반납 처리 됐다.

A씨의 엽총을 계속 소유하고 있던 B씨는 결국 이달 10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수렵 기간에 출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사냥하는데 쓸 수 있는 총기를 갖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동경찰서는 절도 등의 혐의로 B씨를 입건하고 당시 근무 경찰관들의 총기 출납 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관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출소서 수렵용 총기 도둑맞고도 석 달가량 모른 경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