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하늘의 별 따기"…인하대 코로나19 장학금 모금
인하대 공대에 다니는 A(26)씨는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온 편의점이 얼마 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걱정이 태산이다.

지방에 있는 본가를 떠나 대학 근처 하숙집에 사는 그는 주말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숙비와 식비, 생활비 일부를 스스로 벌면서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가 업소 상당수가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인력을 줄이면서 요즘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A씨는 "부모님도 형편이 좋지 않으셔서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새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지만,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자리들이 다 없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학교 주변 업소들이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기회들이 거의 사라졌다.

인하대는 학생들의 이런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 11일 코로나19 장학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대학 홈페이지와 이메일·문자메시지·SNS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과 동문들에게 모금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모금 시작 하루 만에 100여명이 형편이 어려운 재학생들을 돕는데 참여했다.

대학원생 김기민(27·화학공학과)씨는 12일 "평소 작은 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장학금을 보태기로 했다"면서 "주위에 장학금 취지를 알려 학생들의 소중한 꿈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기 인하대 총동창회장도 "당장 생계가 어려운 후배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좌절하지 않도록 선배들도 마음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인하대는 모금한 장학금을 일정 소득분위 이하 학생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갑작스럽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재학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로 발생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구성원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면서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위기를 함께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