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실세' 김재원·'3선' 강석호·'이부망천' 정태옥 등 6명 배제
'친박 다수' 현역 6명 살아남아…예상외로 '약한 칼바람' 평가도
TK 향해 '공천 칼날' 휘두른 김형오…현역 60% 이상 날렸다
미래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6일 예고했던 대로 대구·경북(TK)에서 '공천 칼날'을 휘둘렸다.

공관위는 4·15 총선 TK 지역 공천 심사 결과 현역 의원 6명이 공천에서 배제됐다고 밝혔다.

TK 지역 통합당 현역 의원은 대구 9명, 경북 11명 등 20명이다.

이 가운데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5명을 제외한 15명이 공천 심사대에 올랐고, 여기서 6명이 탈락했다.

컷오프 명단에는 3선인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초선인 곽대훈(대구 달서갑)·김석기(경북 경주)·백승주(경북 구미갑)·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이 올랐다.

특히 김재원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이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박(친박근혜) 실세'라는 점에서 통합당의 '인적 쇄신'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태옥 의원의 경우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부망천' 발언이) 큰 고려 요소가 됐다"며 "언론에서 그 발언을 다룰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인천·부천 지역 표심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데 대체적인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의원은 'TK 중진 물갈이' 차원에서 컷오프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정부 국방부 차관을 지내 4년 전 총선에서 '진박'(진짜 친박)으로도 불렸던 백승주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데 대한 책임론 성격이 짙어 보인다.

TK 향해 '공천 칼날' 휘두른 김형오…현역 60% 이상 날렸다
이들 TK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 외에도 이날 2명의 현역 의원이 추가로 컷오프 통보를 받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구을에 출사표를 낸 김규환(비례대표) 의원, PK(부산·경남) 발표에서 빠졌던 부산 수영구의 유재중(3선)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날 하루 8명의 현역 의원이 통합당 간판으로 재선에 도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셈이다.

공관위는 애초부터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 컷오프를 통한 50% 이상 물갈이'를 공언해 왔다.

특히 당의 지지기반인 TK와 PK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높은 비율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통합당의 최대 텃밭인 TK에서 과감한 교체가 이뤄져야 '인적 쇄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4년 전 총선에서 불거진 '진박 공천 논란'에 대한 책임론 등이 덧붙여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에서 빠진 경북 포항 북구와 포항 남구·울릉군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TK 컷오프 비율은 46%이다.

불출마자 5명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현역 물갈이 비율은 61%에 달한다.

PK의 경우 컷오프 비율은 27%, 불출마자를 포함한 물갈이 비율은 54%라는 점에서 TK에서 '공천 칼날'이 매서웠다고 할 수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처음부터 예고한 '눈물의 칼바람'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날 발표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현역 의원 전원 컷오프라는 '올킬' 또는 '2명 생존' 등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작 '피의 금요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TK 현역 의원 6명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살아남았고, 대구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은 옆 지역구인 수성갑에 '자객공천'됐다.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까지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단수 추천되면서 기대보다는 '공천 칼바람'이 약했다는 말도 있다.

특히 이날 단수 추천을 받아 사실상 총선 본선행을 확정 지은 곽상도(대구 중구·남구)·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을)·추경호(대구 달성)·송언석(경북 김천)·이만희(경북 영천·청도) 등 6명의 현역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친박으로 분류된다.

김형오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 진박 공천의 책임이 반영됐나'라는 질문에 "우리는 '진박이다, 아니다'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계파색이나 계보, 어떤 정파의 입장에서 입각하지 않고 우리 나름대로 확고한 공정성과 기준, 자료에 입각해 결정했다"고 답했다.

여기에 '친박 실세'로 불렸던 김재원 의원의 경우 '완전 탈락'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배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위원장은 김재원 의원에 대해 "서울로 가기를 애초부터 희망해왔다"며 서울 험지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TK 향해 '공천 칼날' 휘두른 김형오…현역 60% 이상 날렸다
TK에서 공천을 받은 의원 중에는 옆 지역구인 수성갑에 우선 추천된 주호영 의원이 눈에 띈다.

수성을에서 내리 4선을 한 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맞붙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수성갑을)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으로 봤기 때문에 이런 공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기표 전 통합신당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남 김해갑에 전략 공천됐다.

김 위원장은 "장기표 전 공동위원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산증인으로, 우리 당의 외연 확장과 이미지 쇄신, 그리고 통합의 자세를 보여주는 상당한 상징성이 있을 것"이라며 "(장 전 위원장의) 고향에서 그야말로 권토중래해서 필승해서 승리해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