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오면 연구원 전체 폐쇄"…개인 해외여행·5인 이상 회의도 금지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최전선' 대전 대덕특구 방역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중요시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시설들도 몰려 있는 만큼 확진자가 나오면 연구 자체가 마비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 내에는 바이러스를 다룰 수 있는 생물안전(Biosafety Level·BL) 3등급 시설이 있다.

연구진은 이 시설에서 지난달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넘겨받은 코로나19 환자의 검체에서 분리된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러스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차폐된 음압시설로, 연구자는 시설에 들어가기 전 전동식 호흡 보호구와 전신 보호복, 덧신, 이중 장갑을 착용한 뒤 실험을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최전선' 대전 대덕특구 방역 총력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7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함께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을 꾸려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제,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연구 최전선에 있는 만큼 '뚫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방역에 임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대구·경북 지역 출장과 방문은 원천 금지하고 불가피하게 다녀온 경우에는 2주 동안 출근하지 않고 자가 격리토록 한다.

원내 회의, 국내외 출장, 회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임신 중인 직원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신천지교회를 방문한 연구원은 부서장에 신고하도록 하고, 지난달 25일부터 대구·경북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은 2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 '최전선' 대전 대덕특구 방역 총력
가급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며, 면회실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1차 발열 검사를 한다.

국제교육연수센터 등 민간 개방 시설은 폐쇄했고,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는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구내식당은 부서별로 시간을 지정해 분산 식사하도록 하고, 손 소독기와 비닐장갑을 배식대 앞에 배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확진자와 접촉 등으로 자가 격리자가 발생하는 시점부터는 전 직원의 국내외 출장은 물론 개인 해외여행, 외부인과 회의, 5인 이상 회의도 금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헬스장·탁구장·실내 체육관·기숙사 휴게실 등 직원 다수 이용시설을 폐쇄하는 한편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구매·검수 업무는 대면 계약을 최대한 줄이고 전자 조달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 계약을 하고 있다.

중국지역 국외 출장은 이달 말까지 전면 금지되며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한 국내 출장은 최대한 자제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대부분 출연연이 국가보안 시설이라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실험실 규모가 아닌 전체 연구원을 폐쇄하게 된다"며 "평소에도 보안 절차가 까다롭지만,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해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