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도 인천 모 고교 '교장 환영식'ㆍ지자체.지방의회 외국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에도 일부 공무원, 학교 등에서 국내외 연수를 하거나 행사를 개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나 몰라라'…국내외 연수 강행ㆍ행사 개최 '빈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에 따르면 미추홀구 모 고등학교는 2일 교장 환영식을 열고 교직원을 2개 조로 나눠 시간대별로 참석도록 했고, 부평구 모 고교는 5일 교직원 단체 연수와 식사 모임을 강행키로 했다.

또 인천시교육청이 개학을 연기하면서 필수 인력을 제외한 교원은 휴업일에 준해 제41조 연수를 쓰도록 하고 학생들이 모이는 예비소집 등 행사도 가급적 연기하거나 취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연수구 한 중학교는 교무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전체 교직원 회의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고교는 모든 교직원에게 출근 지시를 내린 뒤 병가 계획을 낸 교원만 교육공무원법 제41조 연수(근무지 외 연수)를 쓸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모든 교직원이 출근해 신임 교장과 인사를 나눠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남 보성군, 장흥군, 고흥군, 강진군으로 꾸려진 득량만권·강진만권 행정협의회는 지난 1월 29일부터 10박 12일 일정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연수를 다녀왔다.

행정협의회 회장인 김철우 보성군수와 정종순 장흥군수는 신종코로나가 확산할 것에 대비해 연수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보성군의회와 장흥군의회 의장, 보성군ㆍ장흥군 공무원 등 10명은 연수를 강행했다.

청정연안 보존과 개발을 위한 명목이었으나 신종코로나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된 위기상황이었던 만큼 무리한 연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 5명은 1월 28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은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4개 도시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6박 8일 일정으로 유럽을, 건교위 위원 4명은 프랑스·독일·스위스·체코를 각각 다녀왔다.

경북 칠곡군의회 의원 8명도 비슷한 시기 8박 10일 일정으로 호주,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국내 4번째 확진자와 함께 대구에서 의심 환자가 잇달아 발생했고,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시청지회는 "신종코로나가 국내에 발생한 상황에서 시민 불안감을 내팽개치고 해외연수를 강행했다"며 "해외연수에 참여한 의원들은 대구시민에게 즉시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 '나 몰라라'…국내외 연수 강행ㆍ행사 개최 '빈축'
한편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상당수 교회가 주일예배를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으나 일부 교회의 경우 1일 주일예배를 강행, 전염병 차단에 전폭적인 협조를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에서 주일 예배에 참석했던 모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교회가 폐쇄된 것이 그 사례로 꼽힌다.

(최은지, 형민우, 홍찬진, 천정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