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월 생산·소비지표에 영향 줄 듯…경기회복 흐름 제약 전망"
소매판매 8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경기동행·선행지표 2달째 동반상승
1월 소비 3.1%↓·투자 6.6%↓…"코로나19 소매판매에 일부영향"
지난달 소비와 투자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은 넉 달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폭이 둔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달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향은 2월 지표에서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계청은 코로나19로 경기회복 흐름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월 소비 3.1%↓·투자 6.6%↓…"코로나19 소매판매에 일부영향"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전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0.1%) 이후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공업 생산이 기계장비(-7.1%)를 중심으로 1.3%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0.4% 늘면서 전산업 생산 증가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제조업에는 부품 수급 애로, 생산라인 폐쇄,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중단 사태 등이 2월에 발생했기 때문에 1월 산업동향에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4.4%), 금융·보험(3.2%) 등에서 늘었으나,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6.0%) 등에서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으로 향하는 관광객 수가 줄면서 지난달 여행사업 생산이 전월 대비 16.6% 감소하기도 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3.3%) 등이 증가했으나, 통신·방송장비(-24.1%), 기계장비(-7.1%) 등의 감소폭이 컸다.

통신·방송장비 생산 감소는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대기와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등의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광공업 출하는 제조업, 전기·가스업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등이 줄어 전월보다 3.5% 감소했고, 재고는 반도체, 화학제품 등이 늘어 4.1%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4.0%로 전월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통신·방송장비, 전자부품은 줄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면서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8%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1% 감소했다.

구제역과 한파가 겹쳤던 2011년 2월(-7.0%)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8.5% 감소했고,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도 2.2% 줄었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 역시 0.7%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점이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소매판매 감소의 원인이 됐다.

소매업태별로는 면세점(-17.3%)과 승용차·연료소매점(-10.2%), 대형마트(-3.9%) 등의 감소율이 높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서비스업 생산과 면세점 판매 등 소비에 한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소매판매 전체나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2월에 나타날 것 같다"며 "지난달 20일부터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1월 설 명절 효과와 섞여 크게 영향이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1월 소비 3.1%↓·투자 6.6%↓…"코로나19 소매판매에 일부영향"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6.6% 감소했다.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6.0%)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8.0%)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은 투자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은 없었고, 작년 12월 반도체와 운송장비 투자가 반등한 기저 효과가 작용해 감소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 늘어 전년 같은 달보다 24.0% 증가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3.3%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건축 부문이 3.0% 증가했고, 토목 공사 실적도 4.0% 늘었다.

건설수주(경상)는 토목(-15.7%)과 건축(-3.2%)에서 모두 줄어 전년 같은 달보다 6.4% 감소했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달 연속 동반 상승 중이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작년 12월에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데 이어 2개월째 상승 중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세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2개월 연속 동반 상승 역시 2017년 1월 이후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미치는 2월부터는 동행·선행지수 동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안 심의관은 "경기를 종합 판단할 수 있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해 지표로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에는 경기 회복 흐름을 제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의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살펴보면 숙박·음식업과 예술·스포츠·여가업, 도소매업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가 사태 종식 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심의관은 "메르스 발생 전 3개월과 발생 당시 3개월을 비교한 결과 숙박·음식업은 3.6%포인트, 예술·스포츠·여가업은 2.6%포인트, 도소매업은 1.3%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며 "사태가 발생하고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났지만 해결된 이후 곧바로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해 당장 2월 생산 및 소비 지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월부터 생산·소비 등 지표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민생안정과 경제활력 보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통해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태 조기극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