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명했다 닷새만에 철회한 래트클리프 물망…탄핵국면서 몸던져 대통령 방어
CNN "러시아 미 대선 개입설 관련 정보당국 의회 브리핑 과장"
믿을 사람이 없다?…미국 DNI국장에 낙마했던 충성파 또 검토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국장 후보로 작년에 지명됐다 초고속 낙마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 하원의원이 또 검토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핵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어에 몸을 던진 인사인데, 재지명이 이뤄지면 충성파만 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더힐에 따르면 지난해 DNI국장 후임으로 지명됐다 '무경험 논란' 속에 철회된 공화당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이 또다시 DNI국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8월 대북정책 등에 이견을 보여온 댄 코츠 DNI국장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지명했다가 닷새 만에 철회했는데, 이번에 조지프 매과이어 DNI국장 대행을 또 경질하면서 래트클리프 의원이 또다시 국장 후보로 거명된다는 것이다.

국장 대행엔 일단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낙점됐지만 대행 체제를 계속할 수 없게 하는 연방법에 따라 3월 중순까지는 국장 지명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민주당이 정보위를 중심으로 추진한 탄핵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구하기'에 온 몸을 던진 인물이다.

그러나 정보업무를 다뤄본 적이 없어 지난해 지명 즉시 논란이 일었으며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바 상원 정보위원장마저 반대해 상원 인준이 불투명했다.

국장 후보로는 역시 정보위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어에 주력한 공화당 크리스 스튜어트 하원의원도 거명되고 있으며 피터 훅스트라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도 후보에 포함된다고 더힐은 전했다.

믿을 사람이 없다?…미국 DNI국장에 낙마했던 충성파 또 검토
한편 매과이어 전 대행의 경질을 촉발한 것으로 알려진 정보당국의 러시아 개입설 관련 의회 브리핑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이날 3명의 국가안보 당국자를 인용, 2020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설과 관련해 정보당국이 지난 13일 의회에 브리핑한 내용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비공개 브리핑을 한 인물은 미 정보당국에서 대선을 총괄하는 셸비 피어슨이었는데,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선호 속에 올해 미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는 보고를 하원 정보위원회에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브리핑이 열리는 줄도 몰랐던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이를 알고 격노해 매과이어 전 국장 대행을 경질해 버렸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 보도다.

CNN은 당국자들을 인용, "러시아가 2020년 미 대선에 개입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같이 일할 수 있는 지도자로 보고 있다는 게 미 정보당국의 평가"라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어슨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선을 넘어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미 정치권에서는 2016년에 이어 러시아가 올해 미 대선에도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이미 논란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피어슨의 보고가 정말 부정확했던 것인지, 정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 경호차 수습에 나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N 보도를 담은 트윗을 리트윗한 뒤 "놀랄 것도 없다!"고 짤막한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