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1월 하순부터 면회·외박·진료 등 외부 접촉 25차례
중국 국적 간병인 2명 근무, 병원 직원 중국 방문 사례도 있어
청도대남병원 '집단 감염', 정신병동 환자 외부 접촉 때문?
경북 청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것은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들의 외출·외박 등이 원인일까?
입원 환자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들이 25차례에 걸쳐 외부와 접촉했다고 병원 측이 밝히면서 환자들의 외출·외박이 바이러스 확산의 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대남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이 병원 정신병동 환자들은 모두 25차례에 걸쳐 외부와 접촉했다.

접촉 유형별로는 외박 8차례, 외부진료 5차례, 면회 12차례 등이다.

특정 환자가 외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옮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쇄 병동 내 다인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다른 환자들에게 옮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11명 가운데 99명이 정신병동 입원환자로 확진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반면 정신병동보다 외부 접촉이 훨씬 많은 일반 병동 입원자나 면역력이 훨씬 떨어지는 고령층이 이용하는 요양병원·시설에서는 감염이 확인된 사례가 단 1명뿐이다.

정신병동 환자들의 외출 등 때문이 아니라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있다.

대남병원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에서는 지난달 31일 사망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 장례식에 이만희 총회장이 참석했고, 외지에서 상당수 신도가 참석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국적의 신도들이 참석했다는 소문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만희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에 중국인 신도들이 참석했다는 소문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총회장 형의 장례식에 중국인 신도들이 참석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청도에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대구의 한 의료인은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병동 운영 형태와 감염 상태 등을 종합하면 정신병동 입원자들의 외부 접촉이나 외지인이 청도를 많이 찾은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감염과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신병동 또는 신천지 관련 사항 외에도 대남병원에서 일한 중국 출신 간병인들이 바이러스 전파에 관여됐을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대남병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대남병원에서 일한 중국 국적 교포 간병인은 모두 2명이다.

이들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일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간병인은 환자 보호자가 위탁업체를 통해 선택하기 때문에 병원측이 관여하지 않지만 이들이 설을 전후해 중국에 다녀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또 대남병원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뒤 보건당국이 실시한 조사에서 대남병원 직원 또는 그 가족이 중국 등 외국을 다녀온 사례도 5건 확인됐다.

이들이 방문한 국가는 중국과 베트남, 태국, 대만 등으로 조사됐다.

오한영 대남병원 원장은 "중국 및 코로나19 발생국과 관련된 병원직원들의 행적을 조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