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시위대, 임금인상·해고자복직 요구하며 대통령궁 몰려가자 충돌
중남미 아이티서 경찰-군 총격전…2명 사망·최소 12명 부상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남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아이티에서 이번에는 경찰과 군인 간 총격전이 발생해 군인 2명이 사망하고 12명 이상의 부상자를 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총격전은 임금 인상과 근무 조건을 둘러싼 경찰 시위로 인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무장한 일부 비번 경찰들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대통령궁 앞의 군 본부로 몰려가면서 발생했다.

아이티 정부는 성명을 통해 "테러가 발생한 데 대한 우려와 실망"을 표한 뒤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사흘간 포르토프랭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카니발 축제를 수도에 한해 취소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포위당했다.

공격용 소총, 화염병, 최루가스 등 모든 종류의 무기 공격을 받았다"며 "반격 사격을 했지만 부상을 입히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AP통신은 이날 충돌로 경찰 3명, 군인 1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AP는 "어느 쪽에서 먼저 상대측에 발포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경찰 시위대는 축제 관련 물건들을 불태우기도 했다.

일부는 이 장면을 촬영하려 방송국에서 띄운 드론을 발견하고 드론을 쫓아가 해당 방송국 빌딩에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의 사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들의 시위는 노조를 결성하려 했던 6명의 경찰관이 해고된 이달 시작됐다.

이 시위는 작년 내내 아이티를 괴롭혔던 반부패 시위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아이티의 경제 위축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한 데 대한 광범위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AP는 분석했다.

한 경찰관은 임금 인상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이것이 끝날 때까지 앉아서 얘기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22일 회견에서 이런 불평의 합리성을 인정하고 일부 부수적인 혜택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