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후 계획한 것 흐지부지된 측면 있어…신천지교가 숙주 돼"
박원순 "서울시가 콘트롤타워 되면 더 빠르게 대처"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앙정부보다 서울시가 감염병 사태 대응의 중심 역할을 한다면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시장은 21일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우리가 콘트롤타워라면 훨씬 더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선별진료소에서 스스로 검사를 요청하고도 검사받지 못한 종로구 56번 확진자가 바로 중앙정부보다 서울시가 주도권을 쥐었더라면 더 잘 대처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중국에 다녀온 사람'을 검사하게 돼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들었다"며 "어제 회의에서 제가 '이제는 개념 정의를 질병관리본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서울형 개념 정의를 새로 하라'고 지시해서, 누구든 이상하다고 느끼고 오는 사람은 다 검사하는 것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저희가 방침 변경을 제안하면 중앙정부가 계속 받아들이기는 했다"면서도 "약간은 어려움이 있다.

감염병 문제에도 지방분권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바로 취할 수 있는 지방정부의 권한이 있으면 좀 더 빠를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박 시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체감한 감염병 대응 체계의 취약점을 지금까지 모두 개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오현정 시의원이 "시립병원에 예방의학전문의가 없다"고 지적하자 "맞다.

메르스를 경험한 이후 백서를 만들었고, 백서에서 계획한 것들이 다 이뤄졌어야 했는데 흐지부지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시립대 의대를 만들어 공공의료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계획도 재론했다.

그는 "서남대가 폐지될 때 그 대학 의대, 간호대, 보건대학원을 서울시립대가 인수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며 "수도권은 신규 의대 설립이 어렵지만, 서울시립대 의대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경계'인 감염병 위기 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하자고 자신이 정부에 건의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심각'이 마지막 단계라서 이를 선언하면 그다음 단계가 없으니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다만 하루에 확진자가 50명씩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정부도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발표한 서울 내 신천지교회 폐쇄와 관련해서는 "지금 신천지교가 코로나19를 대규모로 퍼뜨린, 그야말로 하나의 숙주처럼 돼 있다"며 "경찰이나 지역사회의 협력을 얻어서 파악되는 대로 (신천지교 시설을) 폐쇄하고 충분히 소독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을 더 지원해야 한다는 지론도 밝혔다.

박 시장은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퍼졌고, 중국이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도 안전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 먼저 극복하되 가능하다면 중국을 돕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