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말라리아 공동방역 실패 때 경기도 환자↑"
"코로나19에는 국경 없어…북한에 진단키트·방호복 지원해야"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능력을 두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남북이 하루속히 공동방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NPO지원센터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월례토론회 '보건안보 분야의 남북협력 모색방안'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세균과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

남북 정부가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도 인접 국가와 긴밀한 협력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남북한 공동 감염병 관리가 정치적인 이유로 중단될 경우 어떤 문제를 발생하는지는 2010년 말라리아 사업이 잘 보여준다"며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마침내 대북 말라리아 방역 지원까지 중단하자 남한 내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신뢰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내놨다.

신 교수는 에드윈 세니자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유전자증폭검사(PCR) 장비를 보유해 코로나19 검사를 할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으나, 중국 등지에서 코로나19 검사 도구가 생산되기 시작한 시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발표라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 당국은 마스크, 소독약과 치료제 생산을 독려하고 있지만 경제 침체와 제재 하에서 충분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하는 약품과 전문 보호구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제 협력 없이 진단, 격리, 치료, 보호 등의 합리적인 대응 체계를 작동시키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법은 남북이 서둘러 '원 헬스(one health) 협력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감염병의 공동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남북 전문가, 당국자 간 협의 체계를 가동하고 보호장비, 검역장비, 진단장비, 치료약 등 북이 필요한 물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남한과 가까운 개성, 중국과 가까운 신의주의 검역체계를 현대화하는 협력사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동방역으로 경험과 신뢰가 쌓이면 궁극적으로 긴급재난협정과 보건의료협정 체결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는 국경 없어…북한에 진단키트·방호복 지원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