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 늘어나고 강도도 세질 것"…기상청 워크숍
"온실가스 저감 안하면 21세기말 서울에선 1년의 절반이 여름"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다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해 2071∼2100년 서울의 1년 중 거의 절반은 여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20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상청의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10주년 기념 워크숍'에서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다고 가정하고 자연 계절 길이를 분석한 결과 이번 세기 마지막 30년 서울에서 여름철은 168일로 늘어나고 겨울은 67일로 짧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온실가스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배출되면 중부지방인 서울에서도 1년 중 46%가 여름이 된다는 뜻이다.

자연 계절은 달력상 날짜와 상관없이 기온을 위주로 구분되는 계절을 뜻한다.

기상청에서는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을 봄의 시작으로, 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상승한 후 하락하지 않으면 여름의 시작으로 본다.

이후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 5도 미만으로 각각 내려간 후 다시 상승하지 않으면 가을, 겨울이 시작한 것으로 구분한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봄의 출현 시기가 빨라지고 여름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09∼2018년 평균 서울에서는 5월 말 여름이 시작돼 9월 말까지 126일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은 111일, 봄은 72일, 가을은 56일로 분석됐다.

저감 노력 없이 현재와 같이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071∼2100년 서울에서는 여름이 168일에 달해 최근 10년보다 42일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겨울은 44일 줄어들어 두 달 조금 넘는 67일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봄은 74일로 최근 10년 대비 이틀 늘어나고 가을은 56일로 변함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2도 미만으로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온실가스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 2071∼2100년 여름은 131일로 지금보다 닷새 늘어나는 데 그틸 것으로 분석됐다.

겨울은 지금보다 2주 짧은 97일이 되고, 봄은 하루, 가을은 여드레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변 과장은 "자연 계절의 길이가 현재와 같이 유지될 수 있는지는 온실가스 저감 정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저감 안하면 21세기말 서울에선 1년의 절반이 여름"
'최근 10년 우리나라 이상기후'를 주제로 발표한 이은정 기상청 기후정책과장은 "기후 변화로 지역적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가뭄도 발생하는 등 양극단의 기상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7∼9월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는데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10월에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늘어나고 태풍의 강도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해양수온 변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도훈 부경대 교수는 "수온 상승으로 연근해 어종의 서식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어획량이 감소하고 수산물·어패류 독소에 따른 각종 질병이 증가할 수 있다"며 "2100년 어획량이 2013년 대비 31% 감소하면 직접적 어업 생산은 1조1천640억원, 전체 산업 총생산은 2조1천44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