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재팬 타깃 될라' 관할 동구청·유니클로 모두 전전긍긍
[현장 In] 뜨거운 감자, 부산 범일동 유니클로…개장 석달째 지연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노노재팬) 대상이 된 유니클로의 신규 매장 개장이 석 달 가까이 늦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 동구청은 20일 오전 동구청 청사에서 최형욱 구청장과 유니클로 관계자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18일 밝혔다.

양측은 부산 동구 유니클로 범일동점 준공승인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는 주변 재래시장 상인들과의 상생협약 체결 의사 등을 확인하고, 유니클로 측은 준공승인을 위한 이행사항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범일동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골목상권 침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준공승인 여부를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 면담에서 매장 개장을 위한 합리적 해법이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구와 유니클로 양측 모두 범일동점은 큰 부담이다.

동구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준공승인을 내리면 주변 상인은 물론 시민단체 등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노노재팬의 또 다른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유니클로 측도 이런 사정을 모를 리는 없으나 섣불리 동구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구가 준공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적 분쟁을 일으키면 제2의 노노재팬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범일동점은 건물면적 1천450.44㎡ 2층 규모로 유니클로 단독 매장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11월 25일 동구청에 준공승인을 신청했으나 동구는 거듭 보류했고, 이달로 석 달이 다 돼 간다.

유니클로는 내부적으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개장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준공승인이 늦어지면서 이후 계획이 모두 불투명해졌다.

[현장 In] 뜨거운 감자, 부산 범일동 유니클로…개장 석달째 지연
그동안 범일동점 준공승인과 개장 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인근 재래시장 상인 반발과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꼽힌다.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범일동점 개장 계획이 알려진 이후 상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유니클로 측에 사업 철회를 요구했었다.

이후 서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생협약이 거론됐으나 유니클로 측은 선례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진시장번영회는 지난해 12월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부에 범일동점 개장을 반대하는 내용의 사업조정 신청서를 냈다.

중기부는 범일동점의 골목상권 침해 여부 검토에 들어갔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중기부가 유니클로의 사업조정 대상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조정은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사업 진출과 확장으로부터 중소상공인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중기부가 시행 중인 분쟁 조정제도다.

중소상공인은 해당 대기업을 상대로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업체가 조정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중기부는 먼저 자율조정을 유도하고, 실패할 경우 사업조정심의회를 열어 매장 개장 연기나 품목 축소를 권고할 수 있다.

[현장 In] 뜨거운 감자, 부산 범일동 유니클로…개장 석달째 지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