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한국외대 코로나19 대응 태세 점검…유학생과 간담회
'기숙사 수용 못 한 유학생' 우려 나와…교육부에 대학지원 촉구
中유학생 "입국금지 청원에 맘 아팠지만…'우리학생' 말에 감동"
"(유은혜 부총리가) 중국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고 불러줘 감동이었습니다.

"(중국인 유학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방문해 신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외국인 유학생과 간담회를 했다.

한국외대에는 중국인 유학생 1천719명 등 112개국에서 온 유학생 3천401명이 다닌다.

학부생만 보면 방학을 맞아 모국에 귀국했던 중국인 유학생을 비롯해 최근 중국에 방문한 적 있는 학생은 946명이며 이 가운데 521명은 아직 한국에 안 왔다.

이들 대부분은 다음 주 한국에 올 예정으로 파악된다.

이날 부총리 간담회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였지만 학생들 입에서는 정부와 학교의 대응을 칭찬하는 말이 더 많이 나왔다.

대학원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최강씨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는 등 차가운 시선에 마음이 아팠는데 부총리께서 한국에 온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고 말해줘 감동했다"라면서 "학교도 정문에 '우리 모두가 외대생'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어줘 소속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성균관대와 경희대 코로나19 대응 태세를 점검하며 "한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인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인 유학생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외대는 지난 12일 중국대사에 김인철 총장 명의의 편지를 보내 "중국인 유학생을 스승과 부모의 마음으로 잘 보호하고 지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유학생들은 유학생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인유학생회 임원이라는 KFL학부 1학년 김주연씨는 "유학생회에서 위챗(微信·웨이신)으로 중국에 있는 유학생들에게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현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중국 방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의 전수조사에 잘 협조해주고 있다"면서 "협조를 잘해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 수용되지 못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대책과 정보를 더 신속하게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강씨는 "유학생 상당수는 (방학이 되면) 자취방 계약을 끝낸 뒤 고향에 다녀온다"면서 "이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머물 곳이 없는데 '지역사회 내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므로 정부가 빠짐없이 모니터링해달라"고 부탁했다.

기숙사인 국제학사에 사는 노어노문학과 4학년 박해중씨는 "학교가 최선·최고의 노력을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100% 걱정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단체 카카오톡 방' 등을 마련해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대학에 재정·인력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학들은 자율격리 중인 학생을 지원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율격리에 들어간 학생들에게 2주간 매끼 밥을 제공하고 이들이 사용할 물품을 지원하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는 것이 대학들 주장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 학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선 방역을 대학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전문인력을 지원해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은혜 부총리는 "정부가 예비비를 활용해 대학을 지원하는 방안을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정부와 대학, 유학생들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 서로 정이 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中유학생 "입국금지 청원에 맘 아팠지만…'우리학생' 말에 감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