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주재 간담회서 하소연
'코로나19 타격' 소상공인들 "자금지원? 대출 문턱 너무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서울시 등이 내놓는 지원대책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호소했다.

박 시장은 18일 중구 DDP패션몰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 간담회'를 열고 기업 대표, 상인, 관련 단체 임원 등의 의견을 들었다.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김지영 씨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긴급자금 대출은 빛 좋은 개살구"라며 "문턱이 높다.

자금을 원활하게 융통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부탁했다.

파리바게뜨 성신여대점 유성원 대표는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이 있어야 하는데,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이미 담보가 잡혀 있어서 보증이 안 된다고 한다"며 "소상공인에게 무슨 담보가 있나.

무담보 대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중현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 회장은 "동대문 패션 상권은 매출 40∼70%가 감소했다"며 "긴급자금 대출 등 대책을 세워준 것은 고맙지만, 상담 일정이 너무 지연된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대출을 해준다기에 상담을 해봤는데 기존 대출이 없는 사람에게 먼저 대출해준다더라"며 "사실 기존 대출이 있는 사람이 더 돈이 급하다.

정책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올프롬제이 대표도 "기존 대출 때문에 지원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긴급정책자금은 다른 기준을 세워서 빌려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노준혁 월드컬쳐그룹 대표는 "긴급 자금 지원도 다른 대출을 받을 때와 똑같다.

이런저런 서류와 구비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현실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동규 씨는 "자영업자들은 이번 달이 고비인데 자금을 지원받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리는 것 같다"며 "일반적 방식을 넘어서는 속도와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울시는 지난 5일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긴급 자금 수요를 위해 5천억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선 소상공인에게 1%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특별경영안정자금 신설, 신용보증재단 상담 인력 증원, 대출 심사 간소화 등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의 얘기를 들은 박 시장은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알려주시면 정책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