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40주년 기념식 앞두고 오는 28일 실무조사관 34명 구성 완료
5·18 관계자들 "정치적 영향에 흔들리지 말고 역사 매듭 지어달라"
[5·18 진실찾기 40년] ⑥ "철저한 조사, 마지막 진상규명 되길"
40년간 잠들어있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혀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조만간 실무조사관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조사 활동을 시작한다.

출항을 앞둔 조사위에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진실'만을 추구하는 정도(正道)를 걸어달라"는 5·18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당부를 넘어 호소에 가깝다.

5·18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17일 "진상조사위 활동이 정치적인 영향에 휩쓸릴 가능성에 대해 항상 우려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진상조사 활동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진행됐으면 한다"며 "자칫하면 위원회만의 활동으로 그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 속에서 조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문흥식 회장도 "우리 역사는 단 한 번도 과거청산을 정파적 이해와 이념적 대립을 초월해 국민 합의에 이르는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며 "5·18 왜곡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소모적 논쟁이 더는 통용되지 않도록 조사위가 역사적 매듭을 지어달라"고 말했다.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은 "핵심이 되는 사안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 쟁점의 진상이 드러나면 나머지 부수적인 것들은 자연스럽게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진상조사를 위해 5월 단체와 관계자들은 힘껏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5·18 진실찾기 40년] ⑥ "철저한 조사, 마지막 진상규명 되길"
광주시민들도 진상규명조사위의 앞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최경호(40)씨는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철저한 조사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워낙 많은 얘기와 자료들이 나오면서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혼란스러운 면이 있는데 조사위가 명쾌하게 정리를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과거의 범죄를 벌하지 않은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는 카뮈의 얘기처럼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면 책임자는 반드시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며 용서와 화해는 그 이후"라고 말했다.

대학생 유창민(27·전남대)씨는 "역사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단죄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다"며 "더는 역사 왜곡을 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로 진상규명을 완료하고 역사 왜곡 처벌법 등이 제정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오는 28일 실무 조사관 채용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합격자 34명을 발표한다.

내달 2일부터 2주간의 실무교육까지 마치면 5·18의 진실을 찾아 나설 2년간의 항해 준비는 모두 마친다.

조사위는 3개의 조사과로 이뤄졌다.

각각 최초·집단발포, 왜곡·은폐 사례, 북한군 개입설 등을 맡아 개별 사안을 조사한다.

조사관 12명이 배치되는 조사1과는 진상규명의 가장 난제로 꼽히는 주제를 맡았다.

이들은 최초·집단발포 책임자, 민간인 학살, 암매장, 헬기 사격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조사 2과는 9명이 조사관이 투입돼 '5·18 왜곡의 진원지'로 알려진 5·11 연구위원회의 활동과 왜곡·은폐 사례를 조사한다.

또 집단 학살지와 암매장지 등을 찾는 유해 발굴 업무도 맡았다.

10명의 조사관으로 구성된 조사 3과는 북한군 개입설 등을 조사한다.

[5·18 진실찾기 40년] ⑥ "철저한 조사, 마지막 진상규명 되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