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서 예정됐던 아동 프로그램 휴강·축소…신청인원 1천300여 명
추운날씨에 미세먼지까지 겹쳐 야외활동도 어려워 학부모 '시름'
신종 코로나로 사회복지관도 휴관…방학에 갈 곳 잃은 아이들
추운 날씨에 미세먼지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방학 중인 아이들이 갈 곳을 잃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배움과 놀이 목적으로 오가던 사회복지관이 휴관을 하고 있지만, 야외활동도 쉽지 않은 때라 이를 대신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

10일 오전 찾아간 초록어린이재단 제주종합사회복지관. 입구에는 휴관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제주종합사회복지관은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지난 4일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던 사회교육프로그램을 휴강하고 있다.

또 같은 날부터 영유아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장난감 도서관도 휴관 중이다.

당초 이달 사회교육프로그램의 경우 평일 90명, 주말 110명이 수강할 예정이었다.

장난감 도서관은 평일 30명, 주말 50명이 꾸준히 방문했지만, 신종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한시적으로 문을 닫게 됐다.

제주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입구에서부터 발열 검사를 하고 복지관 내에서 손 소독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유아와 아동이 많이 출입하는 곳이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이달 말까지 휴강할 예정이지만 추이를 보고 더 연장할 수도 있다"며 "도내 다른 사회복지관도 이미 휴강을 했거나, 추이를 지켜본 뒤 휴강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로 사회복지관도 휴관…방학에 갈 곳 잃은 아이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사회복지관도 다르지 않다.

제주시 지역 사회복지관 7곳 중 4곳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이달 예정된 아동 대상 프로그램을 일부 또는 전체 휴강했다.

제주·영락·순복음·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 4곳에서 이달 예정됐던 아동 프로그램 수강 신청 인원만 평일 300여명, 주말 1천여명이다.

중복신청을 한 경우가 있다고 해도 적지 않은 수다.

서귀포시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은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아동 관련 프로그램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돌봄교실은 현재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 대부분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더 들여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대체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방학 내내 자녀를 집에만 있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제주시 이도2동에 거주하는 김모(39)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들을 방학 동안 집 근처 사회복지관 피아노 배움 프로그램에 보내고 있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로 프로그램이 휴강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설 영어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원에 보내니 한 달에 6만원이던 수강료가 2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며 "그래도 학원이라도 가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민은 "손자가 사회복지관에서 저소득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수강료 경감 혜택을 받고 있던 터라, 이를 대신해 비싼 사설 학원에는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상황에 밖에 함부로 나갈 수도 없어 손자와 주로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