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물러가고 복된 기운 들어오라"
국학진흥원 '조선의 이모티콘' 웹진 담 2월호 펴내
평안한 한해 기원하며 주던 선물 조선시대 이모티콘 세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물러가고 복된 기운 들어오라."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의 이모티콘'이란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월호를 펴냈다.

경자년 새해를 맞아 세화(歲畵)를 소개함으로써 한 해 동안 나쁜 것을 물리치고 복된 것만 불러들이기를 기원하는 취지로 기획했다.

7일 웹진 담 2월호에 따르면 정초부터 신종코로나가 세계에 퍼지는 상황에서 기근과 전염병이 심했던 조선 시대 선비가 한 해 안녕을 기원하며 주고받은 세화 풍속이 관심을 끈다.

선비들은 정초에 가까운 이들에게 그림을 선물로 주었는데 이를 세화라고 했다.

사람들은 세화를 대문이나 벽에 붙여두고 한 해 복을 기원했다.

가까운 이들과 세화를 주고받은 풍속은 최근 스마트폰에서 이모티콘으로 새해 인사를 건네는 풍경과 비슷하게 맞닿아 있다.

세화는 중국에서 집안에 들어오는 악귀를 쫓기 위해 문신(門神)을 대문에 그려 붙인 주술 관습이 6세기께 정초 연례행사로 정착하며 유래했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초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그 풍습이 지속했다.

처음에는 궁중 풍속으로 시작해 점차 민간으로 확산했다.

지방 관아에서 쓰는 것은 그곳에 소속한 화원이 제작했고 민간인은 광통교 주변 지물포 등에서 주로 샀다.

민간에서 활동한 화공도 한 해가 기울어가는 섣달이면 밀려드는 세화 주문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세화는 붙이는 그림이기에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실물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기록에 남은 세화 소재를 보면 그 목적에 따라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와 한 해 복을 바라는 송축으로 나눌 수 있다.

벽사 의미로 그린 그림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는 소재는 중국 인물에서 유래한 울루(鬱壘), 위지공(蔚遲恭), 진숙보(秦叔寶) 등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오랜 기간 문신(門神)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는 신라 때부터 전래한 것으로 알려진 처용을 세화로 그리기도 했다.

악학궤범(樂學軌範)에는 처용상이 주걱턱에 주먹코로 인상이 강하지만 웃음을 띤 인자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동물로는 닭, 호랑이 따위를 그렸다.

송축 뜻으로 그린 그림에는 수노인(壽老人), 선녀와 같은 신선이 등장한다.

수노인 그림은 도교에서 인간 수명과 장수를 관장하는 남극성(南極星)을 의인화 것이다.

영·정조에 걸쳐 여러 대신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둥근 해, 하늘을 나는 한 쌍의 학, 산꼭대기에 우뚝 솟은 바위 등 이미지는 세화에서 다룬 소재다.

지금도 신년 달력 겉장, 종이 연하장, 온라인 연하장, 설날 이모티콘으로 쓰는 등 세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온다.

국학진흥원은 "신분제 사회 조선에는 많은 갈등과 차별이 존재했으나 그림으로 전하는 '올 한해 평안하게 하옵소서'라는 메시지는 모두 염원이었다"고 밝혔다.

국학진흥원은 2011년부터 운영하는 스토리테마파크(http://story.ugyo.net)에 조선 시대 일기류 247권을 기반으로 창작 소재 5천480건을 구축해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