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가죽공장 보일러 폭발사고 현장 처참…철제구조물 50여m 날아갈 정도
인근 지역 유리창 깨지고 파편 날아와…사망자 가족·친구 망연자실


"건물 안에 있는데 그렇게 큰 소리는 난생처음 들었어요.

건물이 삽시간에 주저앉아서 기둥 옆에 붙어 있다가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
31일 폭발 화재 사고가 난 경기 양주시의 가죽공장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처참했다.

수㎞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음·진동…"지진 난 것 같았다"(종합)
이날 사고로 현장의 철제 구조 건물 6개 동 중 2개 동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구조물과 인근 공단 곳곳에서 보이는 깨진 창문들, 진입로를 덮은 건물 잔해들이 폭발 당시 위력을 실감케 했다.

약 50m 떨어진 인근 하천에도 길이 5m가 넘는 철제 잔해물이 날아왔고, 곳곳에 파이프와 쇳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산책하던 한 시민은 "평소에도 이 강가를 자주 산책하는데 파편에 맞았으면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음·진동…"지진 난 것 같았다"(종합)
사고 당시 물건 운반을 위해 공장을 방문했던 A씨는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난 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건물이 무너졌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며 폭발 당시를 회상했다.

인근 공장에서 일하던 박모(47)씨는 "폭발음과 함께 공장 유리창이 다 깨졌다"며 "창문으로 파편들이 날아가는 게 보일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고 말했다.

폭발음은 수 ㎞ 떨어진 곳까지 퍼졌다.

현장에서 약 4㎞ 떨어진 백석면에서도 폭발음이 들렸고, 양주 소방서 관계자는 "폭발 당시 3㎞ 떨어진 소방서 건물 유리창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수㎞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음·진동…"지진 난 것 같았다"(종합)
인근 주민들은 폭발의 충격과 굉음에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사고 공장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42)씨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진열했던 그릇과 화분들이 다 떨어졌다"며 "엄청난 굉음과 충격에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건축자재 가게 주인 B(51)씨도 "큰 소리와 함께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이 휘청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사망자의 유가족, 친구들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말을 잃었다.

숨진 조모(71)씨의 아내는 "남편이 사망했다"는 경찰의 말에 자리에 주저앉았다.

또 다른 사망자인 나이지리아인 근로자와 같은 국적의 친구들도 현장을 찾아 "(나이지리아에서) 같은 도시에 살았다.

(망자의) 아내와 가족들이 나이지리아에 있고 혼자 한국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은 무너진 잔해들 속으로 드나들며 추가 인명피해 여부,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폭발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보일러의 잔해 조사에 주력한다.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의 한 가죽가공업체에서 보일러 폭발사고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