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가입자 7만1천788명, 충전 금액 147억7천700만원
10% 케시백 혜택 1월 31일에서 2월 29일로 한달 연장
[르포] 출시 한달 동백전…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는 연착륙
"쓰는 만큼 캐시백이 계좌에 들어오니 다른 카드를 쓸 이유가 없죠."
30일 출시 한 달을 맞은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은 부산시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를 위해 발행한 선불 충전식 체크카드다.

실제로 써보면 기존 체크카드와 비교해 크게 다르거나 불편한 점이 없다.

전용 앱 '부산 동백전'은 은 쉽고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구성돼 있었다.

지문정보 활용도 가능하다.

오전 출근길 집 근처 편의점에서 통신사 할인을 받아 1천300원짜리 유산균 음료를 들고 동백전을 내밀었다.

'결제 거부'에 대비해 다른 카드를 꺼내려는데 결제 완료와 캐시백 130원 입금을 알리는 메시지가 곧바로 날아왔다.

전날인 29일 동백전에 미리 충전한 5만5천원 중에서 1천300원을 지출하고 캐시백 130원을 받아 잔액은 5만3천830원이 됐다.

1천300원짜리 제품을 1천170원에 산 셈이다.

점심으로 7천원짜리 돼지국밥을 먹고 캐시백 130원을 적용해 결제하니 계좌 잔액은 4만7천517원이 됐다.

[르포] 출시 한달 동백전…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는 연착륙
동백전 앱은 충전한 금액과 캐시백을 따로 관리하는데, 결제에 사용한 캐시백에는 추가로 캐시백을 주지는 않는다.

동백전은 KEB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에서 IC칩이 내장된 카드를 발급받아 5천원권에서 100만원권까지 일정 금액을 충전해 사용한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도 있어 도시철도, 시내버스, 마을버스도 탈 수 있다.

일부 택시도 동백전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동백전은 부산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출시된 지역화폐이기에 본사가 부산이 아니면 결제가 안 된다.

이날 오전 이마트 문현점에서 1천280원짜리 제품 하나를 사고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인식시킨 뒤 카드 리더기에 동백전 카드를 넣었다.

계산대 화면에는 "재시도 또는 다른 카드를 사용해주세요.

", "해당 거래 불가능"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떴다.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사행성 업소, 일부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지에서는 동백전 결제가 불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도 당연히 안 된다.

[르포] 출시 한달 동백전…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는 연착륙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이라 하더라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입점했으면 결제가 안 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 푸드코트 매장에 입점한 부산기업인 삼진어묵 매장에서 1천500원짜리 제품을 고른 뒤 동백전을 제시했으나 결제 불가로 나왔다.

또 다른 부산기업인 트렉스타도 백화점 밖 매장인 로드샵에서만 동백전 결제가 된다.

로드샵도 본사가 부산이 아닌 경우 본사 직영이 아니고 가맹점이면 동백전 결제가 가능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푸드코트 등은 본사 여부를 떠나 롯데쇼핑 소속으로 계약이 돼 있다"며 "백화점은 부산시 동백전과 가맹점 계약이 안 돼 있기 때문에 동백전 결제는 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 가능 여부가 헷갈리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부산 동백전' 내 '가맹점 찾기' 메뉴를 보면 된다.

업종이나 상호로 동백전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찾을 수 있고, GPS 기능이 있어 가입자 주변의 결제 가능 매장도 바로 검색된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동백전 출시를 반기고 있다.

부산 서면시장 한 돼지국밥 전문점 업주는 "올해 들어 동백전을 들고 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며 "상인은 물론 시민들 혜택도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동백전에 큰 관심을 보인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동백전 가입자 수는 7만1천788명, 충전 금액은 147억7천700만원이다.

기존 카드와 비교해 불편한 점이 거의 없고 캐시백 상당히 비율도 높아 신청자가 몰려들면서 해당 은행지점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릴 정도다.

신청과 동시에 동백전 발급이 가능한 KEB하나은행 지점의 경우 평균 대기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다.

[르포] 출시 한달 동백전…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는 연착륙
일부 지점은 동백전 재고를 소진해 입구에 발급이 불가하다는 안내문까지 붙이고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부산 한 KEB하나은행 지점 관계자는 "오후 4시 업무 마감 이후에도 동백전 발급을 위해 기다리는 손님이 매일 스무명 이상"이라며 "당분간 일찍 퇴근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설 연휴 전인 23일 점심시간에는 사용자 결제금액 폭증에 따른 시스템 트래픽 증가로 동백전 결제 지연이 2천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문의가 폭주해 전화 상담원 연결이 불가하고, 알림 메시지 전송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 향후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르포] 출시 한달 동백전…다소 불편하지만 현재까지는 연착륙
시는 동백전 출시를 기념하는 캐시백 10% 혜택 기간을 이달 31일에서 2월 29일까지로 연장했다.

이후 캐시백은 6%다.

시 관계자는 "동백전 사용 활성화와 성공적인 정착 등을 위해 캐시백 10%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는 KT 측이 TF팀을 구성해 트래픽 증가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며 대비하고 있다"며 "서버도 증설해 사용자 불편이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