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원자재 반입 안 돼 물량 확보 비상…제조업체들 '전전긍긍'

"띠리링∼ 띠리링∼ 네, 현재 해당 마스크는 물량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전염 우려가 확산해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폭증하면서 경기 고양시의 한 마스크 공장은 국내외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을 맞추느라 거의 기진맥진 상태였다.

'국내외서 마스크 주문 폭주'…20시간 공장 가동에 직원들 탈진
2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마스크 생산공장인 ㈜와이에스토박이 1층에는 마스크를 만들어내는 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생산라인 한켠에서는 직원이 최근 연일 이어진 가동으로 고장이 난 기계를 수리 중이었다.

2층 사무실에는 연이어 걸려오는 마스크 주문 전화를 받느라 직원들의 업무는 마비 상태였다.

김보배(43) 대표는 "우리가 생산한 마스크는 보통 9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판매한다"며 "이 기간 800만장의 마스크가 전국의 병·의원, 약국, 대형 유통매장 등으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 명절 전 800만장의 마스크가 거의 판매돼 재고량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국내외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마스크 주문이 연일 폭주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특히 "어제 하루 동안 마스크 주문 전화만 100여통 넘게 걸려왔고, 창고에 보관해둔 25만장의 마스크가 출하됐다"며 "오늘도 어제와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국내외서 마스크 주문 폭주'…20시간 공장 가동에 직원들 탈진
이날 일본과 홍콩, 대만 등 해외에서도 마스크 주문이 있었지만, 물량을 맞출 수 없어 계약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마스크 주문이 밀려들며 밤새 기계를 가동하다 보니 오늘 오전에는 일부 기계가 멈춰서 수리를 진행 중"이라며 "밤샘 작업에 20시간 넘게 일을 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직원들은 거의 탈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장에서 마스크 완제품을 들여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춘절 연휴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당국의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산 공장에서는 하루 1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하는데, 주문량은 기본이 500만장에서 5천만장까지"라며 "마스크를 만드는 원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마스크 원자재가 다 중국산인데, 중국에서 반입이 안 돼 제조업체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도 도매상들이 돈을 들고 찾아와서 마스크를 먼저 달라고 했지만, 미리 주문 받은 곳에 납품해야 해 되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원재료를 비축하지 못한 업체는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도 원재료 재고량이 1t(1회용 마스크 40만장 분량) 가량 남아 원재료 확보에 비상"이라고 덧붙였다.

와이에스토박이는 1995년 중국, 2013년 일산에서 마스크 생산공장을 각각 차렸다.

연예인들이 자주 착용해 인기를 끌었던 검은색 마스크도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디자인 특허도 10여가지가 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