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 한옥마을 등에 가족 단위 시민들 수백명 참여
활쏘기·윷놀이…설날 서울 곳곳에서 전통문화 체험행사
사건팀 = "아빠가 활쏘기 도와줄게." "아니야, 내가 할래!"
설날인 25일 토요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모두의 설'이라는 주제로 떡 치기, 연 만들기, 활 만들어 쏘기 등 다양한 행사로 축제가 진행됐다.

여기에는 오전부터 3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한복을 갖춰 입은 시민들이 많았으며, 영상 8도의 따뜻한 날씨에 외투를 벗어서 팔에 끼고 다니는 사람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시민 20여명이 참여한 활 만들어 쏘기 체험 행사에서는 "만곡궁과 곡궁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등 전통 활에 대한 관심을 보인 이들이 많았다.

어린 자녀를 데려온 부모들은 자녀가 활을 직접 만들도록 도왔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신년운세 풀이장에서는 한 젊은 여성이 심각한 표정으로 사주 풀이를 듣고 있었다.

한옥마을 안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제기차기, 윷놀이, 팽이치기 등을 체험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최소영(9)양은 "아침에 떡만둣국과 동그랑땡을 만들어 먹고 남산골에 와서 탈 만들기 체험을 했다"며 "강아지, 뱀 모양 탈 두 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막걸리, 쌍화차, 가래떡, 떡볶이 등 먹거리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메뉴판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영어로도 적혀 있었다.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 관광객과 외국 출신 한국 거주자를 배려한 것이다.

몽골에서 왔다는 푸지(23)씨는 "설날에 한국을 온 것은 처음인데, 여러 가지 전통 문화 체험이 많아 재밌다"고 말했다.

활쏘기·윷놀이…설날 서울 곳곳에서 전통문화 체험행사
서울 종로구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서도 '설맞이 한마당'이 열렸다.

개장한 지 1시간여만에 100여명의 시민들이 전통문화 체험을 위해 박물관을 찾았다.

투호놀이에 참여했다는 손예은(10)양은 "통에 화살이 하나씩 들어갈 때마다 너무 신났다"고, 팽이치기에 열중하고 있던 이준우(9)군은 "할머니, 삼촌이랑 같이 왔는데 팽이치기가 제일 재밌다"고 연합뉴스 기자에게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에서 왔다는 공승권(41)씨는 "설에 자녀들에게 여러 전통 문화를 체험시켜주고 싶어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활쏘기·윷놀이…설날 서울 곳곳에서 전통문화 체험행사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도 '설날 큰잔치'가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새해 소원지 쓰기, 새해 행운 부적 찍기 등 행사가 열렸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양순진(44)씨는 "우리집은 설날에 차례를 지내지 않아 친척들끼리 떡국을 먹은 뒤 종로로 나들이를 나왔다"며 "작년에도 아이들이 이곳에서 윷놀이 체험하는 걸 좋아해 또 왔는데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새해 소원을 적은 종이를 나무에 걸던 김옥랑(43)씨는 "할머니, 아들, 손자까지 3대가 같이 놀러 나왔다"며 "여기 오니 설 분위기도 나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김씨의 아들 정승호(10)군은 "새해 소원지에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고 썼다"고 말했다.

설연휴 사흘째인 26일에도 서울역사박물관과 한성백제박물관 등에서 민속공연과 전통놀이가 어우러진 설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