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소상공인 봉사단체 '기부천사'…불우이웃 4명·아동센터 1곳 후원 약정
손자 홀로 키우는 할아버지 등에 도움 손길 내민 소상공인
"이렇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설 연휴를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지역 소상공인들이 거여동의 한 주택을 찾았다.

이들로부터 '후원 기증서'를 받아든 이모(66)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증서를 전달한 이들은 송파구 소상공인 150여명으로 이뤄진 봉사단체 '기부천사' 회원들이다.

김순규(67) 회장이 이끄는 기부천사는 설 연휴를 앞두고 주민센터 등으로부터 지원을 요청받은 지역 주민 4명과 아동센터 1곳을 매달 후원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후원 대상이 학생이면 대학 등록금까지 교육비 전액을 지원하고, 장애가 있는 주민에게는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일정액 보태준다.

이날 기증서를 받은 이씨는 후원 대상인 이모(13)군 할아버지다.

할아버지 부부는 딸이 결혼 전 낳아 고아원에 맡긴 이군을 집으로 데려와 키웠다.

이군은 어느덧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군은 할머니가 지병으로 숨진 뒤 할아버지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다.

할아버지 이씨가 폐지를 주워 팔고 공사장에서 막노동하며 이군을 뒷바라지한다.

이씨는 "생활이 너무 어려워 죽으려고 생각도 해봤지만 아이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며 "아이가 중학생이 된다고 하니 여러 지원이 끊겼는데 기부천사가 도움을 줘 삶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기부천사는 지난 10일에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전모(9)군 가정에도 후원 기증서를 전달했다.

전군은 식당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홀어머니와 함께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생활하며 어렵게 학교에 다니고 있다.

2세 때 받은 뇌수술이 잘못돼 자폐아가 된 김모(12)군, 패혈증 합병증으로 팔·다리를 절제해 누워서만 생활하는 양모(68)씨에게도 설 연휴를 앞두고 기부천사의 손길이 닿았다.

기부천사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 20여명을 돌보며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아동센터도 후원한다.

김순규 회장은 "아직 후원금이 적어, 많이 지원하지 못하지만, 후원금이 늘어나면 점차 지원을 늘려갈 예정"이라며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더 따뜻한 설 연휴를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자 홀로 키우는 할아버지 등에 도움 손길 내민 소상공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