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 표 대부분 매진…고속도로 '귀성 전쟁' 시작
해외여행·외국 고향 가는 사람들로 인천공항 붐벼
"설 연휴!" 서울역·터미널·공항 등 귀성객 북적(종합)
사건팀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기차역과 터미널, 공항 등은 귀성객이 본격적으로 몰리면서 매우 붐비고 있다.

고속도로는 꽉 막히기 시작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설 연휴 외국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이용객들로 혼잡한 모습이다.

서울역 대합실은 이날 오전만 해도 평소보다 승객이 조금 많은 수준이었지만, 오후 들어 귀성객들로 가득 찼다.

귀성객들은 저마다 커다란 배낭을 메거나 여행 가방, 선물세트 등을 들고 기차를 타기 위해 역사로 들어섰다.

대합실에는 빈자리가 없고 역사 내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도 사람들로 넘쳤다.

역사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여자 화장실은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오후 3시께 승차권 발매 현황을 보여주는 전광판에는 대부분 열차표가 매진됐다는 표시가 떴고, 매표소 앞에는 남아 있는 입석 표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도 40∼50명 정도 됐다.

부모님이 계신 강원도 강릉에 간다는 직장인 오규협(38) 씨는 "쉬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영화도 볼 생각"이라면서 "부모님께 드릴 설 선물 대신 현금을 준비했다"며 웃었다.

딸이 사는 충남 아산을 방문하는 나 모(76) 씨는 "딸 내외가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내려갔다가 손자만 서울로 데리고 올 계획"이라며 "나이가 드니 설이라고 특별할 감정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대학생 이순신(23) 씨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김천에 가는 길"이라며 "설을 맞아 좋지만, 공부해야 해서 조금 일찍 올라올 계획"이라고 했다.

"설 연휴!" 서울역·터미널·공항 등 귀성객 북적(종합)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승객 대기실 좌석은 앉을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터미널 인근 도로는 터미널을 드나드는 고속버스 행렬로 인해 정체를 빚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권 모(22) 일병은 "아버지가 충청도에서 일하셔서 이렇게 명절에나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다"면서 "용돈 받을 생각에 기대된다"며 웃었다.

버스 출발을 기다리던 윤정기(45) 씨는 "부인은 일이 있어 나중에 오고 아들(14), 딸(10)과 함께 먼저 창원에 내려간다"며 "남동생 내외와 본가에서 차례도 올리고 그간 못한 얘기도 하며 명절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 고속도로에서는 이날 오후 들어 '귀성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경부고속도로에선 부산 방향으로 한남~서초, 서울요금소~죽전휴게소, 안성 부근~남이 분기점 부근, 죽암휴게소~신탄진 부근 등 총 64㎞ 구간이 막히고 있다.

서울 방향은 남사, 기흥 동탄~수원, 신갈 분기점 부근~죽전 휴게소 등 총 12㎞ 구간에서 정체를 빚고 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구리 방향은 하남 분기점~상일, 자유로, 계양~송내 등 총 10㎞, 일산 방향은 시흥~송내, 김포요금소~김포대교, 남양주~상일 등 총 17㎞ 구간에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선 목포 방향 순산터널 부근, 발안 부근~서해대교, 당진 분기점 부근~당진 분기점, 해미 부근~홍성 부근 등 총 30㎞, 서울 방향은 발안~화성휴게소 부근, 매송휴게소~용담터널, 금천 부근~금천 등 총 13㎞ 구간에서 막히고 있다.

귀성길 정체는 이날 오후 6~7시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정체가 이어지다가 24일 오후 6~7시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귀경 방향은 이날 오후 시간대에 평소 일요일 수준으로 정체되겠고, 24일 새벽 시간까지 정체가 지속할 전망이다.

"설 연휴!" 서울역·터미널·공항 등 귀성객 북적(종합)
김포공항의 항공사 발권 카운터 앞에는 짐을 잔뜩 챙긴 손님들이 길게 늘어섰다.

보자기로 포장한 명절 선물박스 2개를 들고 줄을 선 허혁환(28) 씨는 "아내와 돌이 갓 지난 딸과 함께 고향인 제주도 서귀포로 간다"고 말했다.

남편 본가와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는 이영희(42) 씨는 "명절이라는 뜻깊은 기간에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어 즐겁고 설렌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출국장도 오후 들어 더욱 붐볐다.

통신사 부스에는 모바일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대기표를 받아든 채 기다렸고, 약국에는 고객들이 약사와 상담하고 있었다.

손녀들의 짐을 살뜰히 챙기던 장모(62) 씨는 "딸네 식구와 같이 태국 여행을 간다"며 "중국에서 전염병이 확산한다고 해서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워낙 오래전 잡은 여행이고 취소도 할 수 없어서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지에 가 있는 동안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하루 동안 인천공항을 떠나는 여객 수를 총 11만명으로 예상했다.

"설 연휴!" 서울역·터미널·공항 등 귀성객 북적(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