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기만 하는 르노삼성차 노사…상호 불신 탓 '사태 해결 난망'
이상한 분규 '교섭 중 돌발파업…파업 중단에도 공장출입 막고'
노조는 교섭을 앞두고 게릴라식 파업을 벌이고, 회사는 출근하겠다는 노조원을 가로막는 이상한 행태의 노사분규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빚어지고 있다.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한 달 만인 21일 전격적으로 파업을 중단했다.

노조는 예고 파업과 지명파업 과정에서 조합원 참여율이 20% 중반대까지 떨어지고 생산라인도 계속 가동되면서 파업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투쟁 방식을 바꾸기로 하고 이날 전격적으로 파업 중단을 결정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전 조합원이 정상 출근해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회사 측의 반대로 생산라인에 합류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을 재개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회사가 조합원들에게 퇴거명령을 내리고 공장에서 강제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상한 분규 '교섭 중 돌발파업…파업 중단에도 공장출입 막고'
르노삼성차 회사 측은 이날 노조 집행부와 만나 노조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교섭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2월 14일까지 평화 기간을 설정하고 성실 교섭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분규 사태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단체행동을 중단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회사 측에서 제안한 평화 기간 설정에 반대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 10일부터 이어 온 부분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하며 파업 조합원들의 공장 출입을 가로막았다.

이처럼 서로 깊은 불신에 빠져 사태를 악화하는 것을 두고 노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지난해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한 뒤 새해부터는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 교섭에 나서기로 했으나 교섭 과정에서도 계속 지명파업을 이어갔다.

당시 노조는 일부 직원들이 돌아가며 1∼2시간씩 조업을 거부하는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유발했다.

회사 측은 "공장으로 들어온 노조원들이 다시 기습적인 돌발파업과 지명파업을 반복해서 강행한다면 생산 현장에 혼란만 가중하고 회사 측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부분 직장폐쇄를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한 분규 '교섭 중 돌발파업…파업 중단에도 공장출입 막고'
회사는 "현재 상황에서 경영의 예측 가능성과 생산 운영에 안정을 담보할 정도의 진정성 있는 업무 복귀 의사가 있어야 직장폐쇄를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노조원들의 근로 제공까지 막아서며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특히 노조의 정당한 단체행동에 반발해 즉각적인 직장폐쇄에 들어가는 등 성실 교섭의 의지가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 중단 결정을 하면서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범시민회의에 참여해 지역사회와 함께 르노삼성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부산지역 경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노사 모두가 한 발짝씩 양보하는 대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한 분규 '교섭 중 돌발파업…파업 중단에도 공장출입 막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