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탈북해 홀로 살아…신변보호관에게 고맙다는 글 남겨

탈북 후 10여년 동안 홀로 지낸 60대 새터민이 산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 20분께 수성구 한 공동묘지 인근 능선에서 새터민 A(62)씨가 숨져 있는 것을 중앙119구조본부 구조견이 발견했다.

그는 지난 14일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집안에 '사는 게 힘들다.

그동안 저를 도와준 신변보호관께 고맙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북한 양강도 출신인 그는 2008년 홀로 탈북해 가정을 꾸리지 않은 채 임대 아파트에 살며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교육을 통해 배운 기술로 2010년까지 월 100만원 정도를 벌었으나, 지병이 악화해 최근까지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혈육은 경기도에 사는 탈북자 출신 조카 1명뿐이다.

조카는 A씨 담당 신변보호관과 장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담당 신변보호관인 대구 성서경찰서 보안과 윤모 경위는 "A씨가 지병이 있어 6년 동안 입·퇴원하는 것을 수십차례 도왔다"며 "내 식구처럼, 가족처럼 대했는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60대 새터민 숨진 채 발견(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