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불편 가속화하자 엘시티 "합리적 금액이면 매입 의사"
땅 주인 우신종합건설도 "해결 희망…펜스 철거도 논의 가능"
부산 엘시티 앞 사유지 펜스 논란 당사자들 머리 맞댄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101층 엘시티 건물 사이 산책로 내 사유지 펜스를 둘러싸고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문제 해결에 나선다.

해운대구와 엘시티, 해당 부지 소유주인 우신종합건설은 "조만간 3자가 만나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만나는 구체적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신 측에서도 구에 공문을 보내는 등 만남을 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어떤 방식으로 협의가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구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엘시티와 우신종합건설이 용지 매입 협상을 직접 하거나, 구가 토지 수용 카드를 꺼내 우신종합건설과 논의하고 엘시티가 비용을 대납하는 식으로 구를 측면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제기된다.

다만 토지 수용은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는 점에서 엘시티가 문제해결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금액이 제시된다면 지역 사회 공헌 차원에서 용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엘시티가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땅의 공시지가 수준인 16억원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신종합건설은 이 부지를 2007년 7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이광용 엘시티 부사장은 "금액적인 부분은 합의하더라도 비밀로 하는 것이 맞는다"면서 "우신과 엘시티 모두 지역에서 개발 사업을 하고 시민의 덕을 보는 기업인만큼 주민을 위한 대승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부산 엘시티 앞 사유지 펜스 논란 당사자들 머리 맞댄다
일각에서는 이 부지를 감정평가하면 최대 가치가 80억원까지도 될 수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지 면적이나 형태를 고려했을 때 개발이 쉽지 않은 데다 도시 계획상 도로로 돼 있고, 해운대구도 향후 인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힌 터라 땅 가치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펜스를 치고 통행을 가로막으면서 주민들로부터 눈총을 받는 우신종합건설도 문제 해결을 희망하고 있다.

남경현 우신종합건설 이사는 "금액적인 부분은 협의 과정에서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민 편의를 위해 펜스를 먼저 철거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도 협의 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신종합건설은 지난해 말 엘시티 앞 호안도로 한복판에 있는 사유지 402㎡ 주변에 펜스를 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역에서는 엘시티 사용승인 직후 펜스가 들어선 탓에 우신종합건설이 용지 매각을 위해 실력행사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우신종합건설은 엘시티 사업 수용과정에서 자투리땅만 남기는 도시 행정을 비난하며 정당한 소유권 행사라는 주장으로 맞서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