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면 심야에 발생하는 강·절도 등의 강력범죄가 16%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청은 8일 ‘범죄예방 환경조성(CPTED) 시설기법 효과성 분석연구’에서 조명이 설치된 도로에서는 강도 등 5대 범죄 발생률이 약 16% 감소하고, 주취 소란과 청소년 비행 등과 관련한 112 신고도 4.5% 줄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 노원구 공릉 1·2동에 2014년 이후 설치된 방범시설(폐쇄회로(CC)TV와 비상벨, 조명)의 범죄 예방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CCTV가 설치된 곳에서는 감시범위(100m) 안에서 야간에 발생하는 5대 범죄가 11%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세대와 원룸 등 공동주택 건물의 1층 현관에 도어락이 설치된 경우, 그렇지 않은 건물과 비교해 범죄발생이 43%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최근 범죄예방 환경개선 사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비상벨·반사경·거울(미러시트)·벽화 등은 범죄나 112 신고의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같은 시설은 범죄 자체의 감소보다 주민의 범죄 불안감 해소가 주된 목적이라 범죄예방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양 기관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시설의 범죄예방효과를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