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입실 고객 마지막으로 31일 오후 모든 영업활동 중단
호텔 "경쟁업체 늘어 경영 어려움…불가피하게 영업 종료"
노조 "일방폐업 수용 못 해" 단협 위반 등 법적 대응 예고
해운대 숙박업소 전쟁 속 23년 역사 특급 그랜드호텔 결국 폐업
부산 대표 특급호텔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기존에 예고한 대로 31일 영업을 끝으로 폐업에 들어간다.

부산 그랜드호텔은 "30일 입실한 고객을 마지막으로 추가 고객을 받지 않았다"면서 "31일 오후 2∼3시를 기점으로 모든 영업활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랜드호텔 측은 관할 해운대구청에 31일 오전 폐업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폐업 신고는 별다른 요건이 필요 없어 신청 후 구가 수리를 하면 바로 폐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데다, 경쟁 업체가 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자금 유치 등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적자 등 문제로 불가피하게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폐업 이후 건물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호텔 직원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옥경 해운대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사용자 측의 일방 폐업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폐업 시 근로자의 동의를 얻도록 한 단체협약 규정을 어긴 것이어서 노조는 사무실을 점유한 상태에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 측이 만약 호텔 문을 폐쇄하고, 단전 단수 등의 조치를 한다면 기자회견을 열고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용자 측을 고소하겠다"면서 "폐업 신고가 수리될 경우 변호인을 통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랜드호텔은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1996년 문을 열고 23년간 운영해왔다.

해운대는 '호캉스(호텔 바캉스)' 열풍 속 호텔을 찾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호텔의 치열한 격전지로 변하며 생존을 건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