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열어 황 청장 비판, 검찰 수사 촉구…"제2의 김대업에 비견" 주장도
김기현 "총선 출마한다는 황운하, 정권과 거래해 공작수사한 것"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를 총지휘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 김 전 시장은 "황 청장이 출세를 위해 관권을 악용한 정치공작 수사를 벌였던 추악한 거래의 진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18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 황 청장이 김기현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 없는 죄를 덮어씌운 배경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이 국회의원 자리를 주는 대가로 경찰 수사권을 악용해 죄를 덮어씌우게 시킨 것 아니냐'하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부도덕하고 불의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정의로운 척한다는 것이 조국 사태를 통해 증명됐다"면서 "황 청장 같은 사람이 파면되지 않고 아직 고위직에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시장은 "조국 씨는 자신이 새로운 적폐로서 개혁돼야 할 대상자임에도 마치 개혁을 하는 주체인 양 위선을 부리다가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면서 "황 청장 역시 가장 '조국스러운' 인물로 개혁돼야 마땅한 대상자임에도, 위선을 부리며 호언을 일삼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울산시민 눈과 귀를 속이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의 공정성을 철저히 유린한 황운하는 '제2의 김대업'에 비견된다"라고도 했다.

김대업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폭로한 인물로, 김 씨의 폭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현 "총선 출마한다는 황운하, 정권과 거래해 공작수사한 것"
김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등이 황 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한 지 1년 반이 지났다"면서 "그러나 검찰은 정치공작 수사를 자행한 말단 경찰관만 구속기소 했을 뿐 아직도 몸통인 황 청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공작 수사 범죄의 상당 부분이 이미 객관적 증거에 의해 입증됐다고 판단된다"면서 "검찰은 더는 수사를 미루지 말고, 황 청장과 그 배후에 숨어 있는 진짜 몸통의 실체를 밝혀 엄벌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전 시장은 "공권력을 사적 목적으로 악용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칼춤을 춘 이 사건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정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당과 사건 관계인에게 고소·고발당했던 황 청장은 최근 울산지검에 "나와 관련된 수사를 종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황 청장은 이런 대응이 내년 총선 출마에 대비한 사전 준비 차원이라는 입장을 최근 언론에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내년 21대 총선이 4월 15일임을 고려하면, 1월 16일 이전에는 경찰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은 '감사원 및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황 청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려 해도 현재 검찰의 수사대상자 신분으로는 사퇴할 수 없는 처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