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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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옥살이를 지냈다고 주장한 윤 모 씨 측이 법원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윤 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이주희 변호사는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윤 씨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이춘재를 반드시 법정에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420조가 규정한 재심사유 중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제5호),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제1호 및 제7호)를 재심청구 이유로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화성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이춘재(56)가 피해자의 집의 대문 위치, 방 구조 등을 그려가며 침입 경로를 진술한 점 등을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로 제시했다. 또 윤 씨가 범인으로 검거된 주요 증거였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연구원)의 감정서가 취약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했고, 주관이 개입됐다고 했다.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당시 경찰이 소아마비 장애인인 윤 씨를 불법으로 체포하고 감금했고 구타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윤 씨가 작성한 자술서도 경찰이 내용을 불러주거나 글을 써서 보여주며 작성을 강제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 청구를 통해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겪은 윤 씨의 무죄를 밝히고, 사법 관행을 바로 잡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인권 수사, 과학수사 원칙, 무죄 추정 원칙, 증거재판에 관한 원칙 등이 좀 더 명확하게 개선돼야 하고, 재심의 엄격함을 보다 완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 등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등을 마친 뒤 수원지법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으나,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