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출신 비율, 고른기회전형 제외하니 학종-수능 차이 없어
"읍면 출신, 일반학종 유리하지 않다…'고른기회전형' 확대해야"
읍·면 소재 고등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모집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고른기회전형' 때문이며 이를 제외하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최근 주요 13개 대학의 학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교육부의 학종 실태조사 대상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포항공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홍익대였다.

최근 4년간 이 13개 대학에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은 6만6명이었고, 이중 읍·면 소재 고등학교 출신은 8천960명(14.9%)이었다.

4년간 이 대학들에 수능 위주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은 4만5천522명이었고 이 중 읍·면 출신의 비율은 8.4%(3천841명)이었다.

읍·면 출신 합격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정시보다 학종에서 6.5%포인트 높았다는 점만 놓고 보면, '읍·면 출신 학생이 정시보다 학종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 실태조사로 입증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정시나 학종에 저소득층·한부모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을 따로 뽑는 고른기회전형(기회균형선발)이 포함된 데 따른 착시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조승래 의원의 설명이다.

읍·면 출신 학종 합격자 중 고른기회전형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과 경쟁을 치러서 합격한 이는 4천932명으로, 모든 지역 출신 학종 합격자의 8.2%를 차지했다.

읍·면 출신 정시 합격자 중 고른기회전형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과 경쟁을 치러서 합격한 이는 3천135명으로, 모든 지역 출신 정시 합격자의 6.9%였다.

즉 고른기회전형 합격자를 제외하고 따지면 읍·면 출신이 학종과 정시에서 차지하는 합격자 비중 차이가 1.3%포인트로 줄어든 것이다.

조 의원은 "학종과 수능을 비교했을 때, 읍·면 출신 학생에게 어떤 전형이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결과"라면서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이 수능보다 학종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른기회전형 합격자가 학종에서 더 많은 것은 소외계층일수록 일반 학종에서 유리해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그동안 학종과 고른기회전형을 동시에 늘리려고 유도해온 결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고른기회전형 관련 지표를 넣어 확대를 유도해왔다.

고른기회전형을 학종으로 더 많이 뽑을수록 가산점을 줬다.

그럼에도 주요 대학은 전국 대학 평균보다 고른기회전형을 덜 뽑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학종 실태조사 대상 13개대의 최근 4년 고른기회전형 선발 비율은 평균 8.3%였다.

올해 일반대학·교육대학 전체 입학생 중 고른기회전형 비율은 11.7%였다.

교육부는 조만간 발표할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고른기회전형 확대 방안을 포함할 방침이다.

고른기회전형을 의무화하면서 선발 비율을 법제화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조 의원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고등교육 기회를 보장하려면 고른기회전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