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조정포럼(APMP)과 한국갈등조정가협회(회장 원창희)는 오는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아시아 평화’란 주제 아래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9차 APMF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각국 대표 2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제주 4‧3 사건 때 무고한 도민의 생명을 구한 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과 4.3 진실규명에 헌신해온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이 ‘APMF 평화상’을 공동수상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조정포럼은 아시아·태평양 20개국 갈등관리전문가들이 격년마다 아·태지역 국가별로 순회하며 다양한 갈등이슈의 해법을 논의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다. 회원 국가를 순회하며 포럼을 개최하고 평화상을 수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갈등조정가협회가 2017년 창립과 동시에 APMF에 가입해 2년만에 APMF컨퍼런스를 한국에 개최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APMF 평화상 심사위원회는 문형순 서장의 공적에 대해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직후 예비 검속자들을 처형하라는 당시 계엄사령부의 명령에 대해 ‘부당함으로 불이행’이라며 거부해 무고한 민간인 200여명의 생명을 구한 용기 있는 행동을 높이 평가했다.

문형순 서장은 4.3 민간인학살 과정에서 양민들의 목숨을 살려내 ‘한국판 쉰들러’로 평가받고 있고, ‘2018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되어 제주지방경찰청 청사 앞에 추모흉상이 제막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양조훈 이사장에 대해서도 반세기 가까이 묻혀있던 4‧3의 진실을 30여년간 수백편의 기사와 강연을 통해 알려온 집요한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양 이사장을 비롯한 4.3진실규명에 앞장서온 이들의 노력은 마침내 정부로부터 국가폭력으로 4.3에 희생된 제주도민들에 대한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