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사진)이 “글로벌 경기는 당분간 좋은 전망이 안 보인다”며 “규제를 완화하고 세율을 낮춰 주면 (한국 기업들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허 회장은 지난 11일 워싱턴DC에 있는 미국상공회의소에서 한·미 재계회의를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갈등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요소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세율을 좀 낮춰 주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감세가 (기업 활동에) 대단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미국은 법인세만 낮춘 게 아니라 기업을 격려한다”며 “반(反)기업 정서가 줄어야 하고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통해 우리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도록 장려하는 걸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허 회장은 미국의 한국산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해선 “내가 느끼기엔 (미국 쪽에서) 긍정적으로 답변하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이 한국 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올초 수입차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수입차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다음달 중순께 결정할 예정이다. 유럽 차가 핵심 타깃으로 꼽히지만 한국 차와 일본 차도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한·미 재계회의는 한국과 미국의 재계 인사가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친분을 쌓는 비공개 연례 행사로 올해가 31회째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경제인들이 미국 정부를 방문해 다음달 결정되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반덤핑, 상계관세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도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허창수 회장이 이끈 대미사절단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이언 스테프 미 상무부 부차관보, 데이비드 밀 국무부 부차관보를 면담하고 이 같은 내용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사절단은 허 회장을 비롯해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20여 명으로 꾸려졌다.허 회장은 면담에서 “한국 기업은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통해 양국 경제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는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대외 의존도가 높고 자동차가 핵심 수출품인 한국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한국 자동차 기업의 현지 일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직접고용한 인력은 2만5000여 명, 대리점을 통해 간접고용한 규모는 4만7000여 명에 달한다.사절단은 면담을 마친 뒤 미국외교협회, 애틀랜틱 카운슬, 헤리티지 재단 등 주요 싱크탱크를 방문해 통상 문제에 대한 한국 재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11일에는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제31차 한·미 재계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도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 제외, 수입 규제 조치 축소, 한·미 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미 간 협력 강화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이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한미재계회의 총회 개최…"관세부과시 미국 일자리도 위태"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미 사절단을 파견해 한국산 자동차 관세 등 통상현안과 한반도 안보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전경련 사절단은 10일 미 행정부처와 주요 싱크탱크를 방문하고 11일에는 미국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워싱턴D.C.에서 제31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한다.사절단을 이끈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상무부 이안 스테프 부차관보와 면담에서 "한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와 고용창출로 양국 경제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시기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는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다"며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제외를 요청했다.허 회장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자동차가 핵심 수출품인 한국에 큰 손실이 될 것이고 미국으로서도 한국 자동차 기업의 현지 일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미국 내 직접고용인원은 2만5천명이고 대리점을 통한 간접고용은 4만7천여명이다.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무역손실이 최대 98억달러에 달하고 고용은 최대 10만명 감소한다.232조가 먼저 적용된 철강산업은 미국으로 수출량이 올해 1∼8월 16%(작년 동기대비) 감소했는데 한국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은 이 조항이 적용되면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허 회장은 국무부 데이비드 밀 부차관보와 면담에서는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일 공조는 필수적이며, 글로벌 밸류체인에서도 한미일 공조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사절단은 미국외교협회(CFR),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헤리티지 재단 등의 싱크탱크를 방문해 통상 이슈 등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사절단은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공동성명서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확실하게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고 한국산 제품에 적용한 반덤핑, 상계관세 등 직접 수입규제 조치를 줄여나갈 것을 주문한다.또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 양국 경협의 밑바탕이 되는 한미동맹에 균열이 가지 않도록 양국 정부에 요청한다.양국 주요 기업인과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하는 한미재계회의 총회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 등이 주제발표를 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