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출산한 정유라, 검찰과 인권유린 공방
신생아 있는 병실 압수수색한 검찰
정 씨 "감염 위험 때문에 면회도 삼가는데"
검찰 입장문 보고 사생활 공개결심
지난 2017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고 있는 정유라 씨.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하고 있는 정유라 씨.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한경닷컴 보도([단독] 난소 제거 수술 이틀 후 병실 털린 정유라 "조국 수사와 비교하면 인권유린")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26일 검찰은 "정유라 씨 남편에게 영장집행을 위해 병실에 방문한 것을 고지한 후 밖에서 대기했으며, 정 씨가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어줘 여성 수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했다. 압수수색 과정에 인권침해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 측 주장을 전해들은 정유라 씨는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내놨다. 검찰의 인권유린을 지적하기 위해 숨기고 싶었던 사생활도 최초로 공개했다.

정 씨는 "저는 23일 셋째를 출산했다. 난소 제거 수술은 출산과정에서 동시에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공개하고 싶지 않았는데 검찰이 저렇게 대응하니 할 말은 해야겠다"고 했다.

검찰은 최순실(개명 최서원)씨 소유였던 미승빌딩 매각대금의 행방을 찾겠다며 정 씨가 셋째를 출산한 후 이틀 후인 25일 오후 4시경 병실에 찾아와 휴대폰을 압수해갔다.

정 씨는 "당시 저는 셋째와 병실에 같이 있었다. 출산 이틀 후면 감염 위험 때문에 지인들 면회도 잘 안한다. 출산 직후라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검사와 수사관 2명이 입원실로 찾아왔다"고 했다.

정 씨는 "당시 남편은 두 아이를 봐주기로 한 아주머니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무서워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급히 두 애를 챙기러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제 남편이 아내가 옷을 입을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검찰 측 남자 직원이 무작정 들어오려고 했다. 남편이 입원실에 못 들어오게 한 후 두 아이를 데리러 가자 검찰 측 3명이 입원실로 들어왔다. 옷을 벗고 있는데 남자 분들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너무 무서워서 저를 돕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님에게 울면서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정 변호사님이 검찰 관계자에게 '저의 명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원실에 계속 있으면 퇴거불응에 해당하므로 고발조치 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남자 분 둘이 나갔다. 여자 수사관은 끝까지 남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검찰 관계자들이 나가면서도 '검찰에 불만이 많아요?'라며 시비걸듯 이야기해서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조국 일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인권침해를 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 할 때는 여성 2분이 있는 집을 털었다고 논란이 됐다. 저는 병실에 태어난 지 이틀 된 아이와 있었다. 저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조국 일가 수사가 인권침해라면 저는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장에서 만난 검찰 관계자는 정유라 씨 출산 사실을 알고 오셨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 씨는 "이전에 집을 압수수색 당할 때도 임신 중인 사실을 검찰에 알린 바 있다. 검찰에서 찾아오기 직전에는 누군가 제게 전화해 '출산하셨죠?'라고 물어봤다. 모르고 왔을 리가 없다"고 했다.

정 씨는 "검찰 관계자한테 아기한테 젖을 먹여야 하니 잠시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니 검찰 쪽 사람이 여성 수사관 있는데서 젖을 먹이라고 하더라. 아무리 같은 여자라도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내놓고 젖을 먹이나. 너무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그럼 분유라도 먹이게 간호사가 아이를 데리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것도 못하게 했다. 아기가 배고파 울어도 눈 깜빡 안 하더라"고 주장했다.

정 씨를 돕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비교해보면 이번 압수수색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장에서 만난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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