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도 지휘부 그대로…일본 경제보복·수사 장기화 등은 부담
'삼바 수사' 2라운드…檢, 삼성 진술 번복 파고드나
검찰 인사로 새롭게 진용을 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수사팀이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인사이동에도 수사 지휘 라인에 큰 변동이 없는 만큼 삼성 측의 그간 주장에 배치되는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그에 따른 진술 번복을 포착하는 데 수사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인사이동 이후에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사건 전담팀이 특수2부에서 특수4부로 바뀌었지만, 지휘부를 사실상 그대로 유임시킨 만큼 '수사 연속성'이 확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복현(47·32기) 신임 특수4부장은 국정농단 특검팀에 파견돼 삼성 관련 수사를 담당한 적이 있고,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송경호(49·29기) 3차장검사는 종전 이 사건을 전담했던 특수2부장이었다.

한동훈(46·27기) 전 3차장 역시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관계자는 "언제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태까지 그래왔듯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대체로 수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회계법인과의 허위진술 공모, 금융당국 조사 때와 달라진 진술 내용 등을 근거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핵심 쟁점인 '콜옵션 평가' 부분이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는 그간 "(미국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은 2014년까지 평가불능 상태였다"는 주장을 펼쳐왔지만, 검찰은 당시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가치평가를 한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 측은 그간 국제회계기준(IFRS)을 준수한 회계처리였다고 주장해오다가, 지난달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는 국제회계기준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 재경팀장 심모 상무 등 핵심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어긋나는 점도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 측의 여러 주장과 배치되는 객관적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됐다"며 "그러한 연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 측도 주장을 번복해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가 이미 8개월 넘게 진행됐음에도 본안 관련 혐의로 구속된 삼성 임직원이 한 명도 없는 점, 일본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국 기업 피해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점 등은 검찰로서도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에 수사는 다양한 환경과 방법 등을 고려하며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