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직장인 1천명 설문조사…평균 갑질 감수성 68.4점
'갑자기 일 그만둔 직원, 책임 물을 수 없다'에 44%만 동의
"직장인 '갑질' 감수성은 D등급…불합리한 행위에 둔감"

이른바 '갑질'에 대한 직장인의 감수성이 하위 등급인 D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불합리한 처우를 당하거나 본인이 하고 있는데도 잘못된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8일 발표한 '2019년 직장갑질 감수성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갑질 감수성은 평균 68.4점이었다.

이번 조사는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19∼55세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직장갑질 실태와 직장갑질 감수성을 조사한 것으로 총 30개 문항에 관해 묻고 동의하는 정도에 따라 1∼5점으로 답하게 했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프면 병가나 연차를 쓰는 게 당연하다'는 질문에 매우 동의하면 5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면 1점을 주는 식이다.

그 결과 '갑자기 일을 그만둬버린 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항목은 감수성 점수가 43.7점에 불과했다.

많은 사람이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일을 그만둬버린 직원에게 책임을 따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을 못 하는 직원이라도 권고사직을 하면 안 된다', '맡겨진 일을 다 못 해도 반드시 시간 외 근무를 할 필요는 없다', '회사 대표나 상사가 시킨 일은 불합리하게 느껴지면 하지 않아야 한다', '채용공고라도 어느 정도 과장하면 안 된다' 등도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항목이었다.

반면 '회사가 어려워도 임금은 줘야 한다'는 질문은 84.6점으로 감수성 점수가 가장 높았고 '상사가 화가 났어도 심한 언사(욕)를 하면 안 된다', '아주 가끔이라도 모욕적인 업무지시는 불필요하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교부하지 않으면 처벌이 필요하다', '몸이 아프면 병가나 연차를 쓰는 게 당연하다'도 점수가 높은 영역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70.99점으로 남성(66.41점)보다 감수성 점수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9.35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68.94점), 40대(68.37점), 50∼55세(66.25점)로 갈수록 점수가 떨어졌다.

상용직(67.56점)보다는 비상용직(69.61점)의 점수가 높았고, 직급별로는 일반 사원급이 69.66점으로 상위관리자급(63.73점)보다 5.93점 높았다.

한편 직장인들은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으로 '참거나 모른 척했다'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6.6%에 지나지 않았다.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물어보니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가 66.4%였으며,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가 29.0%였다.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오는 16일부터 시행되는 것에 대해 33.4%만이 알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또 이 법과 관련 직장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1.1%였으며, 취업 규칙이 개정됐다는 응답은 12.2%뿐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명시하고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이다.

지난해 12월 통과돼 오는 16일 시행되며 1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방안을 취업 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반영해야 한다.

직장갑질119는 "설문조사 결과 대한민국 직장이 갑질에 매우 둔감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처벌조항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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