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⅔ 이상 동의' 강제 않고 시도별 규칙으로 규정키로
유치원 폐원요건 교육감이 정한다…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
앞으로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각 지역 교육감이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교육부는 유치원 폐원 기준을 교육감이 정하는 방향으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비리 유치원 사태' 후속 대책의 하나로 유치원을 학기 중에 폐원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당시 개정안에는 유치원을 폐원하려면 학부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에 서울·경기·인천 교육감은 지난 4월 공동으로 "사립유치원 폐원의 구체적인 기준은 교육감 권한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유치원 폐원 여부는 일괄적 기준을 두기보다는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지역에 따라 지금도 유치원 폐원 기준을 '학부모 전원 동의'로 시행령 개정안보다 더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교육청·지원청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이런 의견을 반영해 당초 입법예고했던 시행령 개정안의 '학부모 3분의 2 이상 동의' 규정 신설안을 삭제하기로 했다.

대신 교육감이 유치원 폐원을 인가할 때 '폐쇄 연월일의 적절성, 유아 지원 계획, 학부모 의견, 그 밖에 유아 학습권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고려하도록 하고, 세부사항은 시·도 교육규칙으로 법제화하도록 시행령을 고치기로 했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지역에 따라 학부모의 90∼100% 동의가 있어도 교육적으로 보면 폐원하지 않아야 할 상황이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3분의 2 정도만 동의했을 때 나머지 10∼20%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 국장은 "'학부모 동의 3분의 2'라는 형식보다는 교육감에게 권한을 주면서 더 폭넓게 폐원 요건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개정안은 현재 법제처에서 심사 중이며, 이달 안에 개정 완료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설립·경영자 167명이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과 관련해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최근 원고 중 22명이 소송 취하 의사를 밝혔다"면서 "사립유치원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 설립·경영자 33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26명이 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유치원 회계 투명성 확보는 안정적인 유아 교육을 위한 기초로, 원아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의 93.7%(532곳)가 이미 에듀파인으로 지출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