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아기를 몰래 출산한 뒤 상자에 넣어 방치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미혼모 대학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22·대학생) 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몰래 출산한 신생아 방치·숨지게한 미혼모 대학생 집유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직후 피해자의 생존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유기로 인해 삶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에 임신 사실을 알았으나 낙태를 선택할 수 없는 시기였고, 가족에게도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지내오다가 혼자서 출산을 해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9일 오전 집 화장실에서 여아를 출산한 뒤 수건으로 감싼 아기를 종이상자에 넣어 방 안에 방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인 같은 해 5월 임신 사실을 알고도 병원을 가거나 출산 준비를 하지 않았고, 출산 직후 상당한 시간 동안 집 안의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